서산대사 시 서산대사의 시(詩)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제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발걸음을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나는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 시인의 마을 2016.11.11
그는 모릅니다 그는 모릅니다. 그를 처음 만난 날 내 앞에 앉아있는 그를 보면서 가슴 떨림에 고른 호흡하기 어려웠다는 걸 커피 잔 들 때 바들바들 떠는 부끄러운 손 보이고 싶지 않아 일부러 마시기 편한 쉐이크로 주문했다는 걸 그렇게 태연한척 차분한 모습 보이려 무척이나 노력했던 나를 그는 모.. 시인의 마을 2016.11.11
향수 향 수(鄕 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다 고.. 시인의 마을 2016.05.03
정지용 시모음 정지용 시 모음 24편 ☆★☆★☆★☆★☆★☆★☆★☆★☆★☆★☆★☆★ 고향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꾹이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 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한 점 꽃이 인정스레 웃.. 시인의 마을 2015.09.23
박인환 시모음 박인환 시 모음 17편 ☆★☆★☆★☆★☆★☆★☆★☆★☆★☆★☆★☆★ 가을의 유혹 박인환 가을은 내 마음에 유혹의 길을 가리킨다 숙녀들과 바람의 이야기를 하면 가을은 다정한 피리를 불면서 회상의 풍경을 지나가는 것이다 전쟁이 길게 머물은 서울의 노대에서 나는 모딜리아니.. 시인의 마을 2015.09.18
유치환 시모음 유치환 시 모음 45편 ☆★☆★☆★☆★☆★☆★☆★☆★☆★☆★☆★☆★ 가마귀의 노래 유치환 내 오늘 병든 즘생처럼 치운 십이월의 벌판으로 호올로 나온 뜻은 스스로 비노(悲怒)하야 갈 곳 없고 나의 심사를 뉘게도 말하지 않으려 함이로다 삭풍에 늠렬(凜烈)한 하늘 아래 가마귀떼 .. 시인의 마을 2015.09.18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 합니다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 합니다/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합니다. 아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 시인의 마을 2015.05.25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뜰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하루 하늘을 우러르고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 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 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 시인의 마을 2015.04.18
꽃 꽃 /김춘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시인의 마을 2015.04.18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 시인의 마을 201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