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한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 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 시인의 마을 2015.04.17
잠꼬대 잠꼬대 사랑이라는 것은 다 무엇이냐 진정한 사람에게는 눈물도 없고 웃음도 없는 것이다 사랑의 뒤웅박을 발길로 차서 깨트려 버리고 눈물과 웃음을 티끌 속에 합장(合葬)하여라 이지(理智)와 감정을 두드려 깨쳐서 가루로 만들어 버려라 그리고 허무의 절정에 올라가서 어지럽게 춤추.. 시인의 마을 2015.04.17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 시인의 마을 2015.04.14
재회 재회/황수정 고백 중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당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헤어졌던 그 계절에 다시 만난건 우연이였을까요.. 어쩌면 당신은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헤어진 그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걸.. 당신은 그 옷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즈음이면 늘 그 옷을 꺼내입곤 .. 시인의 마을 2015.04.14
이연 이연(異緣) 당신 친구들이 당신의 생일 케익에 촛불을 켜 주었을 때 내 친구들은 힘 없이 물고 있던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고, 당신이 오늘 약속에 입고 나갈 옷을 고르고 있을 때 나는 오늘도 없을 우연을 기대하며 당신이 좋아했던 옷을 챙겨 입고 있었고, 당신이 오늘 본 영화 내용을.. 시인의 마을 2014.12.20
내가 기억 하니까요 내가 기억 하니까요 /황수정 고백 중에서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당신을 알기전에 봤던 영화였습니다. 처음 봤을땐 스쳐지나갔던 장면이 이번엔 마음에 남았습니다. 젊었을때 만나 딱 한번 점심식사를 함께한 남자를 사랑하느라 평생 다른 사람을 마음에 드리지 않은 중년여인이 영화속.. 시인의 마을 2014.12.15
재회 재회/황수정 고백 중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당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헤어졌던 그 계절에 다시 만난건 우연이였을까요.. 어쩌면 당신은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헤어진 그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걸.. 당신은 그 옷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즈음이면 늘 그 옷을 꺼내입곤 .. 시인의 마을 2014.12.15
나의 길 나의 길 한용운 이 세상에는 길도 많기도 합니다. 산에는 돌길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뱃길이 있습니다. 공중에는 달과 별의 길이 있습니다. 강가에서 낚시질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발자취를 냅니다. 들에서 나물 캐는 여자는 방초(芳草)를 밟습니다. 악한 사람은 죄의 길을 좇아갑니다. 의.. 시인의 마을 2014.07.03
이태백 시 이태백 시 잔을 들고 달에게 묻다(把酒問月)” 푸른 하늘에 언제부터 달이 있었나? 靑天有月復幾時 마시던 술잔 멈추고 묻노라 我今停盃一問之 사람이 달에 오를 수 없지만 人攀明月不可得 사람 가는데 달도 따라 가네 月行却與人相隨 나르는 거울 대궐에 비친 듯 밝고 皎如飛鏡臨丹闕 .. 시인의 마을 2014.01.13
매월당 김시습 시 모음 매월당梅月堂 김시습 한시 모음 도중途中 김시습 (金時習) 貊國初飛雪 春城木葉疏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맥국초비설 춘성목엽소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秋深村有酒 客久食無魚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추심촌유주 객구식무어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 시인의 마을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