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 #간이역에서 어느 날 이었던가, 빠를 것도 느릴 것도 없는 시간의 완행열차에 실려 가다 어느 간이역에 문득 내려섰던 것. 어느 따스한 봄날의 나들이 이었을지. 무더운 여름날의 휴가길 이었을지, 그도 아니면 삽상한 가을날의 여행길 이었을지. 아니다. 사랑을 잃어 정처 없던 마음, 그 .. 수필. 산문 2019.01.05
내 고향의 봄풍경이 문득 그리워 내 고향의 봄풍경이 문득 그리워 텅 빈 머리통을 건들대면서 ‘병아리떼 쫑쫑쫑 봄나들이 가는’ 고향의 봄이 보고 싶다. 노란 유니폼을 일제히 차려 입고서 어미의 궁둥이를 쪼르르 쪼르르 쫓아다니는 병아리들의 행진은 상만 해도 사랑스럽다. 엄마는 봄이 될 무렵 사과궤짝 안에다 헌.. 수필. 산문 2016.02.22
겨울 초대장 겨울 초대장/신 달자 당신을 초대한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당신. 그 빛나는 눈으로 인생을 사랑하는 당신을 초대한다. 보잘것 없는것을 아끼고,자신의 일에 땀 흘리는, 열심히 쉬지않는 당신의 선량한 자각을 초대한다. 행복한 당신을 초대한다. 가진것이 부족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 수필. 산문 2015.12.22
바람 바람 / 박영자 바람이 분다. 나뭇잎이 팔랑거린다. 바람은 어디서부터 불어와서 어디쯤서 사라지는가. 인생의 여름에서 한참 멀어진 지금, 아직도 잠재우지 못한 내 안의 바람이 마중을 나와 함께 일렁인다. 아이들 집에 머물 때 아침마다 산책로를 찾는 것은 꼭 운동을 위함이기보다는 .. 수필. 산문 2015.08.21
절정 절정 /김은주 복사꽃이 흐드러진 길을 따라 폭포 굿당으로 접어들었다. 봄은 이울 대로 이울어 더는 발붙일 곳이 없는 지 꽃잎 떨어뜨릴 채비만 서두르고 있다. 꽃은 어디 그저 떨어지던가. 꽃술 아래 맺힌 열매를 위해 그 열기 뜨거운 햇살 받고 더 튼실하게 자랄 것을 염두에 두고 사라져.. 수필. 산문 2015.08.21
달 부산 부일신춘 [신춘문예 - 수필] 달 - 박월수 그날은 배꼽마당이 들썩거리도록 말 타기를 하고 놀았다. 배가 촐촐할 무렵 친구는 내 손을 잡고 자기 집으로 이끌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호박전을 굽고 있었다. 금방 구운 호박전은 달콤하고 고소했다. 노랗고 동그란 모양이 달을 닮았다고 .. 수필. 산문 2015.08.20
교도소의 운동회 교도소의 운동회/김 여 하 갇힌 하늘이건만 구름은 자유로이 드나들었고 묶인 꽃이건만 나비에게 철조망은 없었다. 이날은 대구 근교 모 교도소의 가을운동회 날. 만국기는 휘날리지 않아도 브라스밴드의 흥겨운 가락은 여느 운동회 날처럼 가슴을 울렁이게 했다. 짧아서 더욱 긴 여운을 .. 수필. 산문 2015.08.19
랍비의 선물 랍비의 선물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신화처럼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각색되어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 이야기는 그 출처가 분명치 않다. 내가 그것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아니면 책에서 읽었는지,.. 수필. 산문 2015.06.16
기러기 교훈 기러기 교훈 겨울에 철새 기러기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V자를 그리며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형태의 대열을 이루며 날아가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적도 있을 것이다. 각각의 새가 날개를 저으면 그것은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새를 위해 상.. 수필. 산문 2015.06.16
검정이와지옥이 "해가 검정색도 있니?" "......" 아이들이 지옥이의 그림을 보며 키득거렸다. 지옥이는 손으로 얼른 그림을 가린다. "지옥은 원래 어둡잖아. 해를 자기 이름으로 착각하고 칠했나 봐." 아이들 놀림에 지옥이는 얼굴을 숙였다. 며칠전 지옥이가 도시락에 빈대떡을 싸왔을 때도 짝꿍인 창희가 .. 수필. 산문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