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그곳에 가니/허주
이이들이 떠들며 뛰어 놀던
운동장에는 다져지지 않은 흙이 바람에 날리어
뽀얀 먼지를 일어 킬 뿐 아무도 없었다.
타고 온 고물 자동차와 어울리지 않게
베어나간 플라타너스 가지 위에서 조잘대는
참새들만 반겨 주었다.
안개 속에서 형체를 서서히 더려 내는
작은 건물은 도시의 어느 곳에 서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래서 너무 소박하고 아늑하기까지 하였다.
그런 분위기에 잘 마쳐 계절에 충실한
나팔꽃줄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사리 손으로
묵어 놓은 줄을 타고 피어 있었다.
어느 농장에서 들리는
대포소리 보다 큰 소리가 새들을 쫒기 위해서
정해 놓은 시간에 울리는데
그 소리는 시골답지 않는 소리였다.
산은 그대로 있었지만
그 속으로 드나드는 고속전철은 진풍경이었다.
고향이 변하였더라
고향의 산천초목은 변할 줄 몰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