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이었던가.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빛이 영롱한 잎에다 수많은 사연들을 적어서 소식 끊어진 친구에게 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인가 오늘 나는 이슬을 가듯 머금은 좁다란 들길을 거닐며 길섶에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면서 어느 봄날 꽃이 한창이면 그리워지는 친구에게 그립다고 소리 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침묵 하고 말았다. 겨울이 떠나는 지금 봄 속으로 가는 날들 날들마다 그리움이 쌓인다. 그래서인가 떠나가는 겨울의 소식과 밀려오는 봄 향기를 작은 페이지에 담아서 소식 끊어진 벗에게 세월을 싣고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고 싶다 침묵함으로 고독하고 슬프다. 그리운 친구가 소식이 끊긴지 오래 되었다 침묵이 흐르는 지금 나는 그의 이름을 거칠어진 손바닥에 예전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