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커버. 난연천막커버 내화비닐

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 시 101

침묵2

어느 여름날이었던가.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빛이 영롱한 잎에다 수많은 사연들을 적어서 소식 끊어진 친구에게 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인가 오늘 나는 이슬을 가듯 머금은 좁다란 들길을 거닐며 길섶에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면서 어느 봄날 꽃이 한창이면 그리워지는 친구에게 그립다고 소리 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침묵 하고 말았다. 겨울이 떠나는 지금 봄 속으로 가는 날들 날들마다 그리움이 쌓인다. 그래서인가 떠나가는 겨울의 소식과 밀려오는 봄 향기를 작은 페이지에 담아서 소식 끊어진 벗에게 세월을 싣고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고 싶다 침묵함으로 고독하고 슬프다. 그리운 친구가 소식이 끊긴지 오래 되었다 침묵이 흐르는 지금 나는 그의 이름을 거칠어진 손바닥에 예전처럼 ..

자작 시 2020.03.12

대숲

대숲 주인공은 힘차게 솟아오른다. 긴 날개를 가진 독수리 흉내를 내면서 죽은 칼을 휘둘려 섞은 나무 가지를 자른다. 바람은 숲을 흔들고 나무들이 버린 낙엽은 바람에 흩어져 어디론가 끝없이 날아간다. 주인공은 땅바닥에 살포시 내려앉고 바람에 긴 머리는 날린다. 영화 속 주인공이 대나무 숲 에서 무술 연마하는 모습이다. 나무가 흔들릴 때 마다 신이 연주 하듯 음흉한 소리를 냈다. 바닥에 나뒹구는 것들 서로 비비며 끝없이 힘자랑을 하는 것들 대숲은 정리되지 않은 아수라장이었다. 마치 전장에서 공을 세우지 못한 장수가 칼춤 추며 미치광이처럼 날뛰듯 그렇게 비틀어 되었다. 키 큰 나무들의 잎은 난쟁이의 슬픈 바이올린 소리처럼 사르르 그리며 어두운 공간을 은은하게 채웠고 바닥엔 죄 짓지 않은 비둘기들이 하얀 빛깔의..

자작 시 2020.02.19

울산그네기

#울산그네기갈무리한 겨울들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정리는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그 겨울들에해마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너무 좋습니다.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검은 빛을 수놓고 있습니다.울산그네기 울산 까마귀들입니다해마다 찾아와 그들만의 리그를 하면서올해도 우리들 마을에서 살고 가려나 봅니다.혹시 길을 걷다가 그들을 만나면 손이라도 한번 흔들어 주세요. 이 추운 겨울에 매년 찾아와 주는 손님이 그들 말고 또 있나요찬바람만 휭휭 부는 황량한 빈들에 그들마저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까요.그들이 있어 빈들은 포근하고 아름답습니다.울산그네기 울산까마귀는 우리들의벗입니다.해량.

자작 시 2020.01.05

겨울 들에서

겨울들에서/해량 그 곳에는 스산한 바람이 불어 이미 식어 버린 농부의 땀을 싣고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바위들은 말라비틀어진 이끼를 이불삼아 누워 있었다. 길섶에서 생을 마감한 풀들은 고흐의 자화상처럼 그려져 있었다. 지난 가을 화려했던 들의을 지키던 장수는 갈기갈기 상처투성이 된 갑옷을 걸치고 슬프고 초라한 모습으로 칼바람을 맞고 서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싸늘한 들에서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서 있었는지. 미처 수확하지 못했던 작은 공간에 작은 전사들이 몰려와 한바탕 그들만의 축제를 열고 있었다. 그들이 이제는 겨울들의 주인이다. 농부는 가을이 떠날 때 이미 그들에게 들은 빼앗겨 버렸다 아무런 대가를 치려지 않고 넓은 들에 무혈입성(無血入城)한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전사요 참새영웅들이다 겨울들..

자작 시 202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