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목포 댁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언젠가 목포 댁 식당에 가니
중후한 남자분이 계셨다. 그분이 목포 댁 남편이라 했다
건강이 안 좋아서 운송사업 때리 치우고
식당일을 도운다고 했다
그런데 그 중년 신사가 안 보였다.
그러니까 바람이 많이 부는
어느 늦은 오후 오래 만에 지인과 가오리무침에
막걸리 한 잔 생각나서 목포식당에 들렸다.
여전히 저팔계 같은 목포 댁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앗~따 어서 오시요들 오래만이요이~ 그간 잘 지냈당가~~
그녀의 특유의 목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안주가 들어오고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그때서야 아저씨 안부를
물었더니
몇 주 전에 간암으로 돌아 가셨다 하였다
그렇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가셨다 하면서
씩 웃었다
왜 신랑 죽었는데 웃느냐고 하니까 혼자 사니까
참 말로 편하요이~~
살아 있을 때 금술이 안 좋았느냐는 나의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금술이 뭐다요이~~
정 때매 살다가 죽으면 끝이지요이~~
안 그라요~`
간은 침묵의 장기다 몸의 화학 공장이다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 가장 충신이 간이다
단 10%만 살아 있어도 최선을 다하다가 떠 날 때는 말없이
주인과 함께 가는 것이 간이다
그래서 간은 가장 고맙고 무서운 충신이다
각설하고
좀 있으니 제법 잘 차려 입은 6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여인이
언니 하면서 들어 왔다
언니 국시 한 사발 주소이~ 하는 것을 보니
그 여인도 목포 댁인 것 같았다
그 여인이 하는 말 아구야~~
남자 둘 여자 둘 인디~~
우리 합석 하면 우짜것소~~
막걸리를 한 사발 권하니깐
넙죽 받아 마시면서
앗~따야~ 멋찐 아재가 부어 준께네 참말로
입에 짝짝 붙는다요~~
쥐새끼 잡아먹은 입술로
가오리무침을 한입 쑤셔 넣었다
그 모습이 얄미웠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아지매는 뭐하는 여인이요
물었더니
많이 알면 다치요이~ 하면서 낄낄 웃는다.
막걸리가 몇 잔 들어가니깐 그 여인이 하는 일은
동사무소 앞에서 작은 다방을 하는데
낮에 갈 곳 없는 노인들 상대로
커피도 팔고 노인들 말벗도 되어 주면서 쌈지 돈 노리고
밤에는 콜라텍에 가서 또 노인들 노린다는 그런 일
한다 하면서
놀러 오면 화끈 하게 함 놀아 준다 한다.
어떻게 화끈하게 해 준다 말인지
그렇게 담에 또 보기로 하고 헤어 질쯤
그 여인과 목포 댁이 어디 가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까
아마도 목포 댁이 바람 난 것이 틀림없었다.
며칠 후 다시 들렸다
드디어 목포 댁이 바람이 났다.
며칠 전 다방을 하는 동생이 왔다 갔다 하더니
전에는 밤늦게 까지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저녁때만 잠시 장사하고
다방에 놀려 가는 것 같았다
장사 할 생각은 안 하고 노인들과 콜라텍에
가는 것 같았다
얼굴에 화장도 더 찐해지고 입술은 쥐 잡아 먹은 것처럼
빨간 립스틱으로 떡칠을 하고
여자가 바람이 나면 입술 색깔부터 달라진다 하더니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았다
한 달 후 다시 들렸다
드디어 목포 댁이 식당 문을 닫았다.
바람 참 무서운 것인가 보다
늦게 배운 도독 질 밤 세는 줄 모른다하더니만
늦바람이 정말 무섭다
남편 세상을 떠나고 일 년 만에 식당을 말아 먹은 것이다
나도 목포 댁 장사해서 돈 버는데 일조 하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가오리무침에 빠지지 않을 걸
조금 후회가 된다.
사람들은 변하면 죽는 법이다
신랑 죽은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춤바람이 나서 식당 말아먹느냐 이 말이다.
세상만사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순진하고 장사 밖에 모르던 목포 댁이
그렇게 바람이 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기생오라비 같은 영감들 하고 어울러 다니다
아마도 사기를 당한 것이 틀림 없다.
무엇 보다 맛있는 목포 댁 가오리무침을
먹을 수 없어서 아쉽다
목포 댁 춤 사랑 영감사랑이 끝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밖에 대안이 없다
막걸리 안주 에는 가오리무침이 제일이다
미나리 오이 양파 넣어서 무친 목포 댁 솜씨가 그립다
목포 댁이여!
빨리 돌아오소서!
냄새나는 영감들 품에서 벗어나소서!
다 무질 없는 것이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하여도 그것은 아니오.
목포 댁이여 다시 돌아오라~
우리들 에게로~~
남자는 춤에 미치고
여자는 남자 품에 미친다.
하더니
정말 춤바람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목포 댁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몹시 궁금하고
목포 댁 가오리무침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