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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목포 댁 이야기

해량 2020. 12. 2. 21:50

 

오늘은 목포 댁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언젠가 목포 댁 식당에 가니

중후한 남자분이 계셨다. 그분이 목포 댁 남편이라 했다

건강이 안 좋아서 운송사업 때리 치우고

식당일을 도운다고 했다

그런데 그 중년 신사가 안 보였다.

 

그러니까 바람이 많이 부는

어느 늦은 오후 오래 만에 지인과 가오리무침에

막걸리 한 잔 생각나서 목포식당에 들렸다.

 

여전히 저팔계 같은 목포 댁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앗~따 어서 오시요들 오래만이요이~ 그간 잘 지냈당가~~

그녀의 특유의 목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안주가 들어오고 막걸리가 몇 순배 돌고

그때서야 아저씨 안부를

물었더니

 

몇 주 전에 간암으로 돌아 가셨다 하였다

그렇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가셨다 하면서

씩 웃었다

왜 신랑 죽었는데 웃느냐고 하니까 혼자 사니까

참 말로 편하요이~~

 

살아 있을 때 금술이 안 좋았느냐는 나의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금술이 뭐다요이~~

정 때매 살다가 죽으면 끝이지요이~~

안 그라요~`

 

간은 침묵의 장기다 몸의 화학 공장이다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 가장 충신이 간이다

단 10%만 살아 있어도 최선을 다하다가 떠 날 때는 말없이

주인과 함께 가는 것이 간이다

그래서 간은 가장 고맙고 무서운 충신이다

 

각설하고

좀 있으니 제법 잘 차려 입은 6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여인이

언니 하면서 들어 왔다

언니 국시 한 사발 주소이~ 하는 것을 보니

그 여인도 목포 댁인 것 같았다

 

그 여인이 하는 말 아구야~~

남자 둘 여자 둘 인디~~

우리 합석 하면 우짜것소~~

막걸리를 한 사발 권하니깐

넙죽 받아 마시면서

앗~따야~ 멋찐 아재가 부어 준께네 참말로

입에 짝짝 붙는다요~~

쥐새끼 잡아먹은 입술로

가오리무침을 한입 쑤셔 넣었다

 

그 모습이 얄미웠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아지매는 뭐하는 여인이요

물었더니

많이 알면 다치요이~ 하면서 낄낄 웃는다.

 

막걸리가 몇 잔 들어가니깐 그 여인이 하는 일은

동사무소 앞에서 작은 다방을 하는데

낮에 갈 곳 없는 노인들 상대로

커피도 팔고 노인들 말벗도 되어 주면서 쌈지 돈 노리고

밤에는 콜라텍에 가서 또 노인들 노린다는 그런 일

한다 하면서

 

놀러 오면 화끈 하게 함 놀아 준다 한다.

어떻게 화끈하게 해 준다 말인지

 

그렇게 담에 또 보기로 하고 헤어 질쯤

그 여인과 목포 댁이 어디 가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까

아마도 목포 댁이 바람 난 것이 틀림없었다.

 

며칠 후 다시 들렸다

 

드디어 목포 댁이 바람이 났다.

며칠 전 다방을 하는 동생이 왔다 갔다 하더니

전에는 밤늦게 까지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저녁때만 잠시 장사하고

다방에 놀려 가는 것 같았다

 

장사 할 생각은 안 하고 노인들과 콜라텍에

가는 것 같았다

얼굴에 화장도 더 찐해지고 입술은 쥐 잡아 먹은 것처럼

빨간 립스틱으로 떡칠을 하고

여자가 바람이 나면 입술 색깔부터 달라진다 하더니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았다

 

한 달 후 다시 들렸다

 

드디어 목포 댁이 식당 문을 닫았다.

바람 참 무서운 것인가 보다

늦게 배운 도독 질 밤 세는 줄 모른다하더니만

늦바람이 정말 무섭다

 

남편 세상을 떠나고 일 년 만에 식당을 말아 먹은 것이다

나도 목포 댁 장사해서 돈 버는데 일조 하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가오리무침에 빠지지 않을 걸

조금 후회가 된다.

 

사람들은 변하면 죽는 법이다

신랑 죽은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춤바람이 나서 식당 말아먹느냐 이 말이다.

 

세상만사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순진하고 장사 밖에 모르던 목포 댁이

그렇게 바람이 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기생오라비 같은 영감들 하고 어울러 다니다

아마도 사기를 당한 것이 틀림 없다.

 

무엇 보다 맛있는 목포 댁 가오리무침을

먹을 수 없어서 아쉽다

목포 댁 춤 사랑 영감사랑이 끝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밖에 대안이 없다

 

막걸리 안주 에는 가오리무침이 제일이다

미나리 오이 양파 넣어서 무친 목포 댁 솜씨가 그립다

 

목포 댁이여!

빨리 돌아오소서!

냄새나는 영감들 품에서 벗어나소서!

다 무질 없는 것이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하여도 그것은 아니오.

목포 댁이여 다시 돌아오라~

우리들 에게로~~

 

남자는 춤에 미치고

여자는 남자 품에 미친다.

하더니

정말 춤바람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목포 댁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몹시 궁금하고

목포 댁 가오리무침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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