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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 시

겨울 들에서

해량 2018. 12. 15. 12:37




    겨울들에서/허주 그 곳에는 스산한 바람만 불었습니다 식어 버린 농부들의 땀을 버리고 사라져갔습니다. 얼음을 덮어 쓰고 있는 바위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길섶에 누워있는 풀들은 고흐의 자화상처럼 그려져 있었습니다. 화려했던 가을 그때 나락들이 가득했던 넓은 들을 지키던 허수아비는 칼바람에 갈기갈기 찢기어 상처투성이로 칼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들에서 무엇을 지키려 벌거숭이로 서 있었는지. 계곡을 타고 작은 도랑에 도착한 물은 차가운 찻잔속의 식어버린 차처럼 하얀 거품을 내면서 사르르 얼어붙습니다. 갈대숲 언저리에 작은 집을 짓고 살던 들쥐들이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 고개를 내밀 때 그들을 노리는 또 다른 그들이 있었으니 겨울들은 전쟁터 였습니다. 농부의 손길이 닫지못한 작은 밭에는 낯 설은 참새들이 몰려 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이제는 겨울들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아무 대가를 치려지 않고 넓은 들에 무혈입성(無血入城)한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전사요 영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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