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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

겨울 들에서2

해량 2018. 12. 15. 12:47




    겨울들에서2 겨울들을 걸었습니다. 북풍이 세차게 회오리치는 들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갈색 덤불들이 나지막한 언덕에 움츠리고 있어 겨울들은 황량 하지 않았습니다. 찬란했던 황금빛을 도둑맞은 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런 생각을 하니 측은해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나마 멀리서 반가운 겨울 손님들이 찾아와 검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모습에서 위안 삼음이 보였습니다. 빈들은 마무리를 했을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 마무리가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겨울들은 아무 것도 남지 않았지만 그것마저도 자연에게 다 내어 줍니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지만 겨울들에 가면 마음이 포근합니다. 황량한 겨울들이 있으므로 멀리서 온 그들을 볼 수 있음이겠지요. 겨울들에서/허주 그 곳에는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농부들이 뿌린 땀을 싣고 홀연히 사라졌다. 차디찬 얼음을 덮어쓴 바위의 침묵에 위엄이 있었고 지난 날 그렇게 푸르던 풀들은 고흐의 자화상처럼 그려져 길섶에 누워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과 같음을 보았다. 세월이 할퀴고 간 흔적만 남은 옷을 걸치고 황금빛으로 가득했던 가을날에 넓은 들을 지키던 그는 이제는 작은 새들마저도 두려워하지 않는 빈들에서 무엇을 지키려 그렇게 서 있는지 하지만 한 때는 그도 그곳을 지키던 영웅이었을 것이다. 계곡을 타고 작은 도랑에 도착한 물은 찻잔속의 식어버린 차처럼 하얀 거품을 내면서 사르르 얼어붙을 때쯤에 갈대숲 언저리에 작은 집을 짓고 살던 그들이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 고개를 내밀 때 그들을 노리는 또 다른 그들이 있었으니 겨울들은 끝없는 전쟁터였다. 농부의 손길이 미처 닺지 못한 작은 밭에는 낯 설은 그들이 몰려 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있었다. 그들이 이제는 겨울들의 주인이 되었음을 보았다. 아무 대가를 치려지 않고 넓은 들에 무혈입성(無血入城)한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작은 영웅 참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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