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무덤/酒黨허주 천성산과 연결 되어 있는 산이니 천성 산이라 하자 마을 뒷길을 따라 소 움막을 지나면 낯 설은 한문으로 세긴 돌 비석들이 서있다 음택의 주인이 누구인지 후손이 누구인지 조각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망자는 살아 있을 때 사람답게 살고 간 것 같다 문득 언젠가 어느 분 에게 만약에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내가 다니던 바다 산 그리고 골프장에 뿌려서 후한이 없도록 해 주라 하였더니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죽어서 뼈 가루가 되어도 낚시하고 등산하고 골프치고 싶은가 보네 하면서 그럼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 했는데 비석들을 보니 언젠가 나도 양지바른 곳에 무치어 무거운 비석을 안고 썩어가야 할까싶어 벌써부터 걱정이 든다. 화장을 하면 무해무득이라 하였는데 나로 인하여 후손들이 잘 안되면 그것도 내 탓이니 화장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싶었다. 조금 더 산모퉁이를 돌라 올라갔더니 제법 웅장하게 꾸며진 무덤이 눈에 보였다 가장자리에는 과실수와 철쭉들이 심어져 있고 앞과 뒤에는 개나리며 매화가 피어 있고 키 큰 벚꽃은 이제 피려고 몽실몽실 꽃 몽우리를 달고서 멍청히 서 있다 무덤은 왕릉처럼 꾸며져 있다 무덤 앞에는 무거운 돌문으로 막혀져 있고 무덤 가장자리는 대리석으로 조각을 하여 삥 둘레 쌓여져 있다 아마 이 무덤 주인은 생전에 벼슬을 하였던지 아니면 명당이라 후손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대충 계산 해 보아도 무덤 치장 하는 데만 이억은 들어간 것 같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인간들이 살아 있을 때 온갖 고통을 다 격고 살아 는데 죽어서 까지 저렇게 무거운 돌을 짊어지고 있어야 하는가. 도대체 이 무덤 후손들은 누구인가 싶어서 비석에 새긴 문자를 보니 동네에서 제일로 가는 부자 집 성을 가진 사람들 이다 새삼 죽음 죽음이란 이른 생각에 사로잡혀 비석에 기대어 하늘을 쳐다보니 지나가는 구름이 너는 살아서는 사람 죽어서는 시체 밖에 않되 하는 것 같아서 구름이 미웠다 그래도 햇볕은 네도 살아 있으니 햇볕이나 실컷 째어라 하면서 비실비실 웃는다. 역시 해님이 최고다 그래서 난 태양을 사랑해 너무너무 구름은 미워 그래 살아 있을 때 사람 답 게 살자 죽어서 내 무덤이 어떤 모습인지 아는 시체 있으면 나와 봐라 그래 산에 와 보니 양지바르고 터 좋은 데는 전부 무덤이 차지하고 있다 저곳에 집을 짓고 살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산이 국토의 70프로라 하지만 이제는 매장 문화도 서서히 바꾸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평지 무덤이나 표시 석 무덤이나 수목 장 같은 것으로.. 남의 무덤 보고 와서 씰대 없는 애기 좀 했다 다음주 에는 어머니 무덤에 가서 둘려 보고 와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