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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느티나무

해량 2015. 3. 26. 03:23
    느티나무/酒黨허주 가난한 농부들이 사는 마을 언제나 정이 넘치고 맑은 공기와 고운 향기가 난다 아담한 산들은 포근히 마을을 감싸주고 작은 성처럼 쌓아 올린 계단 논들은 가난한 마을과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다 뒷동산에 올라가 멀리 바라보면 옆 동네를 휘감고 돌아 흐르는 강물이 보이고 두 가닥 길게 널어진 철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열 명 남짓 사는 동네 그 사람들 이라 하여도 전부 노인 분이다 하지만 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이 마을에도 어린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건장한 청년들이 마을을 지키고 힘차게 우는 황소의 울음이 넘치는 마을 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흔적조차 없는 누군가에게는 기억조차 없이 잊혀져가는 마을이 되 버렸다. 그나마 마을 어귀에 묵묵히 역사는 내 손바닥에 있소이다. 하면서 서있는 단 하나 그것이 늙은 느티나무다 나이가 몇인지 가름 할 수조차 없다 늙어서 몸동이 에는 뱀 비늘처럼 커다란 딱지들이 더덕더덕 붙어있고 그것뿐인가 세월을 원망이라도 하 듯 곳곳에 세월의 아픔을 이겨낸 구멍들이 숭숭 나있다 키는 재지를 못하고 둘레는 아이들 몇 놈이 붙어야 손이 닫는다. 그렇게 못 생기고 늙어버린 나무 일지라도 아무도 흉보지 않는다. 그 져 고마울 뿐이다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이다 촌노들의 근심을 풀어 주는 그늘을 주고 지나가는 나그네 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날개 아픈 새들의 쉼터다 느티나무는 말이 없다 바람이 불어도 구름이 걸쳐도 웃고만 있다 내가 잘 아는 바보처럼 그렇게 지금도 허허 웃고 있다 기억이 없는 먼 옛날에는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이라도 곡기를 채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없다 이제는 촌 노 들이 나무와 같이 늙어 마을 안녕을 비는 제를 지내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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