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더디게 오는 봄/酒黨허주 예전에 봄은 소리 없이 찾아 왔다 그런데 요즘 봄은 유난히도 시끄럽게 더디게 오는 것 같다 봄인 줄 알고 나온 개구리 벌레 들이 동 장군과 싸우다 다시 땅속으로 숨어 버려는지 보이지 않는다 매화도 힘겹게 피다 향기를 팔지 못하고 져 버렸다 개나리는 피는 듯 마는듯하다가 얼굴만 내밀고 멈추더니 이제야 고개를 들고 노랗게 웃고 있다 그래도 생명력 강한 잡풀들은 양지바른 곳에는 파랗게 돋아나서 키 재기를 하고 쑥이며 냉이는 이미 자라 나물케는 아낙네들의 바구니를 채워 주고 콧노래를 부르게 한다. 봄이 이렇게 더디게 오는 이유는 지구의 이상 기온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강남에서 제비와 같이 불어오는 봄바람이 기세당당한 시베리아 찬바람의 성을 넘지 못하고 머물려 꽃샘추위가 연속이다 이제는 봄바람도 늙어서 기력이 없나 보다 그렇지 뭐 봄바람도 나와 같이 살아온 세월만 해도 오십년이 훨씬 넘었는데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싶다 인간들이 기력 떨어진 봄바람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봄바람이 불어오는 길목을 공해의 성으로 막아 버렸으니 쉽게 올 수 있겠는가. 오다가 돌아가고 다시 오려고 애를 써 보아도 공해의 성을 넘지 못하니 말이다 하여튼 강남 갔던 봄바람이 박 씨 물고 오는 강남제비 태우고 빨리 오면 좋겠다. 오늘도 꽃샘추위가 왔다 그래도 멀지않아 벗꽃은 피겠지 진달래는 이미 피어 꽃동산을 만들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