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는 보약이다/허주
막걸리는 우리 조상들의 혼이었다.
고구려를 건국한 동명성왕의 탄생에도 술이 등장 한다
어느 날
하백의 세 딸이 강가에서 놀고 있었는데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그 딸들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그중에 한명을 아내로 맞이하려 했으나 실패를 하고 화려한 궁궐을 지어서
그들을 초대 하여 금잔에다 술을 권하니 그 술을 마시고
딸들이 취하자 그중에서 큰딸 유화와 인연을 맺어
주몽이 탄생한다.
천하의 해모수도 여자를 유혹 할 때 술을 이용한 것이다
그 때 만약에 유화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술은 참 좋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을 음주가무 민족이라
하는 것인지 모른다.
술 마시고 주몽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술에 대한 노래도 참 많다
대표적인 것이 80년대 유행 하였던 고래사냥이다
그 때의 시대상을 풍자한 노래이지만 요즘 불려 보면 신이난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바도 보이는 건 모두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려 보아도 모두가 돌아앉았네.
자~~마시자 한 잔의 술 자~ 마시자 한 잔의 추억
참 많이도 불렸다
술의 역사는 아마도
인류가 지구상에 탄생한 그 때부터 일지도 모른다.
모든 과일이 발효 되면 술이 되니 말이다
탈무드에 보면 포두주의 탄생도 그렇다
어느 날 농부가 과일 나무를 한그루 심고 있었다.
그 때 악마가 그것을 보고 동업을 하기로 한다.
악마는 양 원숭이 사자 돼지를 끄고 와서 죽여 그 피로 거름을 주어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열매를 맺었는데 핏빛인 열매가 열렸다
그것이 포도의 기원이라고 하는데 전설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술꾼들은 한잔을 마시면 양처럼 온순 해 지고
두 잔을 마시면 원숭이처럼 노래하고 세 잔을 마시면 사자처럼
거칠어지고 넉 잔을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서 아무데나 뒹구는 것인지도
모른다.
술은 예의다 주도라는 것이 그래서 있는데
주도를 모르는 사람과 술을 마시고 나면 돈이 아까운 것이다
망나니도 목을 칠 때 죽을 자에게 예를 지켜 술을 뿌려 주는데 말이야
주도를 모르고 술을 마신다는 것은 술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술에 대한 모독이다
삼국시대에 미인주라고 있었단다.
미인들이 곡식을 씹어서 침과 섞어 뱉으면 그것으로 술을 담가
발효가 잘 되어서 맛있는 술이 되었다 한다.
사실 그런 술이 있었다고 이수광이 쓴 지붕유설에 기록이 되어 있단다.
그것이 막갈리의 시작 이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술이 진실인지도 모른다.
술 마시면 간이 배밖에 나오니 말이다
술 마시고 나도 거짓말 참 많이도 했고 큰소리 참 많이도 쳤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술한테 서서히 정복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리다
막걸리는 각시보다 났다는 말도 있다
비오는 날 부침개는 없어도 시어빠진 김치에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 이면 각시가 뭐 필요 있겠는가.
벗과 마주 앉아서 개똥철학 논하면서
한잔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우리 민족의 애환(哀歡) 담긴
막걸리를 많이 마시는 것도 애국의 길이다
고급 양주보다도 더 고급 서러운 막걸리
항암 효과도 포도주 보다 25배나 많다고 하니 말이다
나는 술심부름 하면서 호기심에 한두 모금 마시다 술을 배웠다
술을 알고부터 지금 까지 막걸리 얼마나 마셔 을까
나는 앞으로는 또 얼마나 마셔야만 나의 생이 끝날까
나는 지금 그것이 고민이다.
갓 스물이 넘어서 진정한 술맛이 무엇인지 모를 때
몇 잔 마시면 짜릿한 기분 머리가 핑 도는 그런 기분 때문에
세상살이 어려운 줄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환상 속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던 때가 있었다.
객기라 할까 많이 마시면 내가 전쟁에서 공을 세운 영웅처럼
어시 되던 시절이 먼 옛날에 있었다.
그 짓은 분명히 막걸리에 대한 모독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는 막걸리는 이름 없는 장인이 만든 예술품이다
그것을 알기 까지가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흐른 뒤다
세상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와서 이제 서야 느끼는 것은
그만큼 막걸리의 깊은 맛을 아는 그런 인생을 알기 때문이라 하여도
될 런지 모르겠다.
맑은 술은 싫다 그런 술은 인생살이가 너무 맑게 보이고
독한 술도 싫다 그런 술은 인생살이가 너무 독한 것 같아서
막걸리는 탁하지만 그 안에 탁한 만큼 보이지 않는 인생살이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막걸리가 좋다
나는 이 세상에 왔을 때부터 서민이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서민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막걸리가 좋은지도
모른다. 막걸리는 음식이다 음식을 뛰어 넘어서 우리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내려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다
옛날에는 막걸리를 전 국민이 좋아 한다 해서 국주라고도 했고
또 집집마다 담근다 해서 가주.
농가에서 일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된다 해서 농주
제주도에서는 막걸리를 술의 어머니 모주라고 했고
시인 조지훈은 삼도주라 하였다.
그는 막걸리를 쌀과 누룩 물 세 가지로 빚었다 하여 삼도주라 하였다
공자가 쌀을 장만하고 노자가 누룩을 장만하고 부처가 물을 장만하니
막걸리에는 유교 불교 도교가 세 가지 종교가 들어 있다 하였다
그러니 막걸리는 세 종교가 함께하니 화합의 술라고 할만하다
옛날 옛적에 어느 고을에 양반이 살고 있었는데
그 양반이 약주 소주 이런 것은 안마시고 막걸리만 매일 마시는
것을 보고는 양반 아들이 아버지는 어찌하여 양반인데
천한 서민들이 마시는 막걸리만 마셔 되니 창피 하다 하였는데
그 말을 들은 양반이 아들에게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도록 하여
하나에는 소주를 담고 하나에는 약주를 담고 또 하나에는 막걸리를
담고 며칠이 지나 쓸개 셋을 보니까
소주를 담은 쓸개는 썩어 있었고 약주를 담은 쓸개는 구멍이 숭숭
나 있었고 막걸리를 담은 쓸개는 오히려 더 두꺼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아들도 그 이후 막걸리만 마셨다고 한다.
막걸리는 보약이다
옛날에는 빨리 숙성을 시키기 위해서 카바이트를 사용 하였다
그래서 숙취가 오래가서 막걸리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되어 정말 술을 잘 만든다.
아침에 숙취가 소주보다 들 하다
막걸리만 마시면 10년은 더 살 수 있다고 한다. 과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는 말들이 있다 나는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화장실이 가면 바나나 황금빛 변을 볼 수 있다
진정 막걸리는 보약이자 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