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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간

바닥

해량 2024. 6. 3. 09:29

죽순들이 하룻밤 사이에 2미터는 큰 것 같다

우후죽순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대밭 옆 언저리에 누군가가 호박 모종을 심어 놓았는데

제법 토실하게 자라고 있다

호박은 자라면서 대나무를 감을 수는 있지만 감지 않는다.

호박은 줄기마디에서 뿌리를 내려 영역을 넓이기 때문에

바닥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나무를 감아 올라가기를 피한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은 바닥을 딛고 산다.

바닥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영역을 제공 한다

하지만 그 영역을 누가 얼마나 많이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바닥의 운명은 달라진다.

사람들은 한 뺌의 바닥을 더 차지하기 위해서 피 트지는

전쟁 아닌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진 바닥은 결국 언제나 바닥으로 존재 할 뿐인데

바닥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것이 모순이라면 모순 이지만

세상만사 다 그렇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욕심의 법칙이니

결국은 바닥 쟁탈전이 일어 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차들도 사람들도 새들도 바닥으로 달리고 바닥을 딛고

걷고 바닥을 박차고 나른다.

바닥이야 말로 가장 신선 하고 가장 더럽고 바닥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산다.

전쟁은 땅따먹기다 얼마나 많은 바닥을 차지해야 직성이 풀릴까

지금도 땅따먹기 위해서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그놈의 바닥이 무엇인지

 

아침 햇살이 온 세상을 아름답게 포근하게 감싸는데

그 햇살을 맞으며 바닥에서 우뚝 솟은 콘크리트 괴물들이

바닥에 서서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우리들은

바닥을 얼마나 걷고 딛을 수 있을까

바닥의 신선 하고 존귀함을 우리들은 항상 고마워해야 한다.

바닥이 있기에 오늘도 여기가지 와서니 말이다.

 

작은 화분 몇 개가 바닥에서 상추를 업고 있다

나는 아침에 본 바닥 중에서 저 화분이 놓여 있는 바닥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신선한 상추에서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바닥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는 톡 쏘는 매운 맛을 줄 것이고

바닥에서 자라고 있는 국화모종은 가을날에 향기를 줄 것이고

접시꽃은 피어서 5월을 꾸미고 장미는 울타리의 여인이 되었고

풀들도 바닥에서 성큼성큼 자라고 있다

태초에 바닥은 누구의 것 도 아니었다. 인류가 욕심을 내기 전에는

 

오늘 하루 행복 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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