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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간

추억 속으로

해량 2021. 9. 22. 07:22

추억 속으로/해량허주

 

중년이 되어 찾아간 모교의 운동장은 어쩜 그렇게

작아 보이든지 그 때에는 세상에서 제일 넓은 것이

학교 운동장인 줄 알았는데 운동장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작아져 버렸을까

 

그럴 것이다

운동장은 그대로 인데 그 때의 눈높이와

지금의 눈높이의 차이 일 것이다

아직도 이 순신 장군은 큰칼 옆에 차고 두 눈을 부렵떠고.

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만큼 오래 된 나무 벤치에 걸터앉아

추억에 취해서 중년은 소년으로 돌아갔다.

 

책보다리에 국어책 산수책은 언제나

김칫국물로 지도를 그렸고

대나무에 나무바퀴 도롱태에 책 보따리 걸치고

새마을 노래 부르면서

길게 줄서서 학교 가 던 시절이 그리웠든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얼음덩어리 꽁보리밥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서

조개탄 난로위에 양은도시락 층층이 쌓아 놓고

도시락 까먹을 먹을 시간만 기다리던 그 시절을

지금 생각하니 아득 한 세월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추억은 살아 있다

하교 길에 뚝 방 에서 한바탕 뒹굴며

힘자랑 하던 동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아마도 나만큼 늙었을 것이다

 

그 시절은 꽁보리밥에 김치만 먹어도 힘깨나 썼는데

그 소년이 지금은 똥배만 불쑥 나온 중년이 되어 버렸으니

세월은 참 덧없고 무심하기만 하다.

 

그래도

세월이 만들어 준 추억이 있어 추억 때매 산다.

추억이 나를 살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언제 또 모교에 가련지 그 때는 또 무슨 추억이

떠오를까

지금 이 시간에도 세월은 추억을 만들고 있다.

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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