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길/허주
아무 말 없이 누워 있는 무덤들이 따스한 가을 햇볕을 안고 있다
그 무덤들 주인의 생전 일생의 사연들이 궁금하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저 무덤 속일 것이다
그곳엔 돈도 명예도 필요 없이 모든 것들이 동등 할 것이니
사람들이 조상의 무덤에 술을 따르고 절을 한다.
그런데 절을 한다하여 산 자에게 무선 의미가 있을까.
진심으로 조상을 섬기며 절을 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모두들 형식 적이다 그런 세상이다
추석이 되면 사람들은 연휴에 여행 생각만 한다.
그리고 온갖 핑계를 만들어 힘든 고향 길을 피하려 한다.
그래도 부모님 들이 살아 계시는 사람들은 마지못해 고향을 찾는다.
지금의 명당은 후손들이 발복하는 그런 땅이 아니라
쉽게 빨리 차타고가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이 명당이다
그렇다면 그런 곳이 어디일까 공원묘지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런 곳도 돈 없으면 가지 못하고 한줌의 재가 되어
싸늘한 진열대 항아리 속에서 있어야 한다.
세상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공동묘지에는 연고가 없는 무덤들이 즐비(櫛比)하다
핵가족 세상이라 보니 그런지도 모른다
사촌 까지는 그래도 가까이 지낸다 하지만 사촌을 넘어면
남처럼 사는 집안들이 많다
그러니 가까운 친척들이 다 죽고 나면 먼 친척 무덤은
방치해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다 반드시 뿌리가 있으야만
영양을 섭취 하여 자랄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뿌리는 조상이다 조상을 섬기지 않으면
하는 일들이 잘 될리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진정한 뿌리는 어머니 이다
Beautiful Dreamer (꿈길에서)/Mandy Bar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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