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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간

오늘 같은 날

해량 2023. 11. 16. 21:18

나무들이 옷을 벗어 버렸다.

앙상한 가지마다 세월의 흔적들은 남아 있지만

화려했던 날들을 일어 버리고 추적추적 내리는

찬비를 맞으면서 떨고 있는 모습에서 겨울이

왔음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입동이 지난지가 일주일인데 날씨는 위치에서

벗어나 초가을을 연상케 한다

새벽엔 겨울인가 싶어서 겨울옷을 챙겨 입고 한 낮엔

다시 가을 옷을 갈아입고 계절의 장난에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우리들이 어린 시절 11월은 얼음이 얼었고

구멍 난 양말 사이로 파고드는 찬바람에 발이 꽁꽁 얼었는데

21세기 지금 11월은 어찌 계절은 자기

마음대로 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계절이 서서히 파괴 되어 가는 군아 생각하니

씁쓸하다.

 

계절은 지 마음대로 이지만 한 잔의 막걸리 맛은

그대로다 하루 일가를 마치고 한 잔 들이키는

맛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돈은 왜 버냐고 하기에 술 사 먹으려고 번다고 하니

낭만이 있고 날씨야 아무리 추워 뵈라 술사먹지

옷 사 입나 하는 말도 있듯이 한 잔의 술은 낭만이 있다

 

중국 제나라 손우곤이라는 제상은 벼슬에도 9품이 있듯이

술맛도 9품이 있다 하였는데 가장 맛없는 술은 임금이나

손위 어른 앞에서 엎드려 마시는 술이 9품이고

가장 맛있는 술은 바람도 쉬어가는 곳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가 혼자 마시는 술이 1품이라고 했는데

퇴근 후 혼 술도 1품 아닌가 싶다.

 

이왕에 술 이야기가 나와서니

조선시대 신 숙주 손자 신 용개는 아홉 말을 마셨다하는데

어느 날 신용개가 하인에게 아홉 명의 손님이 오니

막걸리 아홉 말을 준비 하라 하여 상을 차려 주고

방문을 열어보니 국화 화분 아홉 개를 놓고 주거니 받거니

국화들과 대화를 하면서 마시고 있더라는 이야기가

전설이다.

오늘같이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은 막걸리 한 잔 걸치고

홀로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혼 술 보다는 좋은 벗들과 오순도순 마시는

맛이 더 좋지 않을까

세월 참 빠르다 돌이켜 보면 한 일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벌써 11월은 중순이고 머지않아 거리마다 징글벨은 울릴 것이고

또 일 년은 가고 먹는 것은 나이고

어쩌면 그렇게 또 늙어 가는 것이지 뭐.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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