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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간

자연 속으로

해량 2022. 11. 3. 21:31

가을 아침답게 제법 싸늘한 바람이 분다.

올 가을 들어서 기온이 제일 낮은 하루가 시작 되었다

어제 보았던 태양은 오늘도 하늘에 떠 세상의 골목골목마다

비추고 아직 수확하지 않은 늙은 호박의 빡빡 머리에

내린 이슬을 말리면서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새벽녘에 아파트 쓰레기 수거 트럭에서 울려 퍼지는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 소리가 아직 귓전에 맴돈다.

정말이지 그들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다

어김없이 새벽 그 시간이면 오래되어 너들 너들 한

트럭을 몰고 와서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사람들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사명감이 없으면 그런 일은 하지 못한다.

그들이야말로 환경을 지키는 전사들이다 그들이 있어서

우리들의 공간이 항상 깨끗하게 유지 되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새벽부터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 해 준

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출근길에서 만났던 그들 이야기다.

 

이상하다 이맘 때 쯤 이면 그들이 들녘을

깍 채워야 되는데 무슨 일이 생겼는지 간혹 몇 무리들만

보일 뿐 예년 보다 계체수가 확연히 줄어 든 것 같다

아직 겨울은 시작 되지 않았지만 추수가 끝난 논에

낙곡들을 노리고 모여 들었는데 웬 일일까 그들은 다

어디로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빨리 돌아 와서

정겹게 노는 모습들을 보여 주면 좋겠다.

그들의 이름은 울산 그네기 울산 까마귀다.

 

요즘은 인문학 강의가 재밌다

인문학 강의를 듣다 보면 온갖 잡 동산 지식들이 쌓인다.

그 재미가 짭짭 하다

책을 보려면 몇 페이지 못 넘기고 덮어야 한다. 왠지 잠이 오고

안구 건조 증으로 인해 눈이 아프고 이놈의 노안은 더 괴롭힌다.

책을 읽기에는 모든 여권이 안 좋다. 이럴 때에는 듣는 것이 장땡이다.

그것이 인문학 강의다

 

인디언 들은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벨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나무야! 미안해 비 롯 내가 지금 너를 베지만 먼 훗날

내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너의 후손들이 거름을 먹고

잘 자라지 않겠니. 그리고 버팔로를 죽일 때도 이렇게

말한다. 버팔로야! 미안해 비 롯 내가 지금 너를 죽일지라도

훗날 내가 죽어서 내 무덤에 핀 풀들을 먹고 너의 후손들이

무럭무럭 자라지 않겠니.

 

인디언들은 자연을 소유 하지 않았다 항상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 하면서 살면서 대륙을 지켰는데 결국 자연을 소유 하려하는

백인들에게 주인 자리를 내어 주고 결국 자연 속으로

사라져 갔다

 

인디언들의 자연은 위대했다 그런데 자연을

지배하려 했던 인간들의 고통이 시작 되고 있다

자연은 결코 인간들이 정복할 대상이 아니다 자연의 일부 일

뿐인데 지배 하려 하면서 훼손시키고 있다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의 일부다.

 

왠지 나이가 들어 자연으로 돌아 갈 시간이 가까워 져서

그런지 자연이라는 단어가 문득문득 떠오른다.

지금 우리들은 21세기 어느 가을날에 살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공간에서 숨을 쉬고 살아가면서

자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번이라도 해 보았는가

 

언젠가는 한줌의 흙이 되어 자연 속에 뿌려지고 썩어갈 육체인데

미리부터 위대한 자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 매일 한번씩 이라도 오! 자연이시여!!

나를 숨 쉬게 해 주고 살찌게 해 주고 잠들게 해주고 이 가을 아름다움을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자연이시여!

저 길바닥에 뒹구는 낙엽은 당신이 만들어 준 선물 인가요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애처롭고 쓸쓸해 보여서

차라리 보이지 않게 시궁창에 쳐 박아 주소서

하지만 시궁창에 쳐 박힌 낙엽인들 당신의 소유가 아니겠소.

 

오늘 역시나 고물 차들의 꽁무니를 따라 가면서 이리저리

처량하게 휘날리는 낙엽들은 분명 이 위대한 자연이 우리들에게

보내 준 가을선물 일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 준 이 계절에 우리들은 무엇을 어떻게 왜 하면서

보내야 할까요.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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