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이 날씨가 너무 가물어 고추나무 심어 놓은 것이
타들어 간다고 이놈의 하늘을 작대기로 찔려 뿌야 되겠다고
투들 대면서 너털웃음을 짓더니 그 뜻이 하늘나라 우 청국에
전달이 되었는지 내일부터 제법 많은 비가 전국 적으로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반갑다
삼일 전 온 나라가 선거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때
오래 전에 보았던 벗들과 지푸다 하여 지푼 계곡에서
오래 만에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면서 개똥철학
논하는 맛이 일품이었다.
정말이지 쓴맛도 사는 맛이라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달콤한
맛이 인생의 맛이라는 것을 실감 했다.
그곳은 복사꽃이 만발 하지 않았지만 벗들이 있어
무릉도원이었고
그곳은 두견새가 피를 토하지 않아도 벗들과 함께하니
유토피아였다 오래 만에 만난 벗들에게
이제 서야 고마움의 인사를 올린다.
무엇이던 완벽한 것은 없거든
메마른 바위는 말이 없었지만 계곡의 곳곳은 가뭄에 몰살을
않고 있어서 대화꺼린 되었는데
그날 만난 능구렁이가 산신령이었는지 삼겹살 몇 점을
맛있게 먹고 쏜살같이 내 빼던 산고양이의 덕뿐인지
어찌 하였던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는가 싶다.
그런데 이상 기온이 발생하여
어제는 너무너무 더워서 선풍기 3단을 하루 종일 틀어 놓고
있었는데 어제 기온 탓으로 반바지 입고 길을 나선 나에게
하늘은 도와주지 않았다
유월에 웬 히터 란 말인가
아침나절에 잠시 히터를 켜놓고 않아 있어서니
이것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그래도 접시꽃은 피어서 바람결에 한들거리고 나비와 벗이
되어 있으니 계절은 분명 유월이지
지금 이 시간
수줍게 빛나고 있는 가로등 옆 울타리를 걸터앉은
넝쿨장미도 졸고 사르르 내리는 이슬에 풀잎 젖는 밤
이런 밤이 깊어만 간다. 쉴 사이 없이 돌아가는 초침은 더욱
속도를 내고 바보상자 T 선생은 무슨 말이 저렇게 많은지
밤이 되어도 세상은 요지경인이다.
내일은 오래 만에 비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내일이 그립고 설래 인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비의 나그네인가 보다 비 또한 나의 영원한
벗이지 비 내리는 날은 방랑시인이어
발랑 하기 좋은 날이기도 하거든.
즐거운 연휴 잘 보내시길 바라면서 행복한 밤 보내세요.
이제 그만........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