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건국한 주몽도 술 때문에 태어났다
어느 날 천재의 아들 해모수가 압록강에서 놀고 있는 하백의
세 딸 중 유하에게 반했다
그런데 유하가 말을 듣지 않자
세 딸들을 잔치에 초대하여 술을 먹이고 취하게 하여
유하와 하룻밤의 인연으로 태어 난 아이가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다.
그 때 유하가 마신 술이 계명주다
계명주는 고구려의 기상을 담은 술이다
계명주는 여름철 황혼녘에 술을 빚어 밤을 재운 뒤
새벽닭이 울면 마실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계명주는 만주 벌판을 달리던 고구려인의 정기와 기상이
깃들인 술이다
계명주가 막걸리의 시초라고 해도 되지 싶다
갓 스물이 넘어서 진정한 술맛이 무엇인지 모를 때
몇 잔 마시면 짜릿한 기분 머리가 핑 도는 그런 기분 때문에
세상살이 어려운 줄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환상 속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던 때가 있었다.
막걸리에 대한 모독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막걸리는 장인들이 만드는 예술품이다
그것을 알기 까지가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흐른 뒤다
세상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와서 이제 서야 느끼는 것은
그만큼 막걸리의 깊은 맛을 아는 그런 인생을 알기 때문이라 하여도
될 런지 모르겠다.
맑은 술은 싫다 그런 술은 인생살이가 너무 맑게 보이고
독한 술도 싫다 그런 술은 인생살이가 너무 독한 것 같아서
막걸리는 탁하지만 그 안에 탁한 만큼 보이지 않는 인생살이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막걸리가 좋다
요즘 난 벗이 지나가면 소주 한잔 하자는 말 보다
시원한 막걸리 한 잔 하자는 말이 먼저 나온다.
이제 나도 막걸리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나이가 된 것 같다
내게 남은 생의 진정한 벗은 투박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한 잔의 막걸리다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다
옛날에는 막걸리를 전 국민이 좋아 한다 해서 국주라고도 했고
또 집집마다 담근다 해서 가주.
농가에서 일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된다 해서 농주
제주도에서는 막걸리를 모주라고 했다
시인 조 지훈은 막걸리를 삼도주라 했다
막걸리는 쌀과 누룩 물 세 가지로 만든다.
공자가 쌀을 장만하고 노자가 누룩을 장만하고 부처가 물을
장만하니 유교 불교 도교가 세 가지 종교가 들어 있다
그러니 막걸리는 세 종교가 함께하니 화합의 술라고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