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바늘이
어둠을 뚫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무렵에
나는 두 가닥 길게 늘어진 선을 보았다
그렇게 화려 하지도 그렇다고 해서 어둠이 외면 할 정도의
가치 없는 선도 아니었다.
그 선을 밟고
쏜살같이 달리는 기차는 시간의 에너지를 먹고
도착하는 곳에서는 그리웠던 사람들이 만날 수
있겠지만 세월의 흔적이 아무리 익어가도 두 선은
결코 만나지 못할 것이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하여도 묵묵히 긴 세월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하는 선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이라 해도 누구도
반문 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은 나의 생각일 뿐일까
깊어가는 가을 밤
지금도 누군가를 싣고 달리고 있으리라
때로는 불빛이 환한 사람들의 집을 스치고
때로는 별들이 화려하게 빛나는 언덕을 오르고
때로는 달빛이 은은히 비치는
넓은 강을 건너 기차는 지금 어디 쯤 가고 있을까
그 기차 속에서 그리움을 마시던 사람들은
해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