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낙서
그 여인을 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 나의 술잔에 담았다
술 한 잔에 가슴이 뜨거워지면 어찌하여
그 여인들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인혜! 그녀는 첫사랑이다
잘 살고 있는지
지금쯤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만
기억 속의 그녀는 고3 그대로의 모습이다
어느 늦은 밤 어느 초등학교 잔디밭에서
입술이 부려 터지도록 뽀뽀를 했는데
지금은 그 입술로 차디찬 술잔을 빨고 있다
그 말은 정답이다
첫 사랑은 잊혀지지 않는다는 말
술이 한 잔 들어가면
가슴도 뜨거워지고 그 여인 인혜가
보고 싶은 것은 웬일일까
정말 어여쁜 여인 이었는데
그 땐 어찌 그 사실을 몰랐는지
후회라는 단어가 너무 싫다
그 여인을 보낸 지금 후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목숨 걸어라 그 사랑이 당신의
가슴을 살찌울 것이라는 말
지금이야 깨달아 보지만 그녀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한 잔술에 떠오른 얼굴
두 잔술에 지워 버렸다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술잔에 나누며
아픔주고 떠난 사람 마지막 추억이야
가슴에 깊이 남겨 놓고 싶어서 술잔에
눈물만 고이는데
그녀의 얼굴은
술잔 속에 떠오르고 그녀의 입술은
싱그럽게 나의 술잔에 부디 친다.
그렇다 첫 사랑은 가슴에 남아서
살고 있는 것인가.
굿밤.
해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