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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빗줄기

해량 2020. 7. 30. 12:52

천둥 번개 소리에 빗줄기가 세차다

양철지붕을 뚜드리는 비 소리가 하얀 연기를 내뿜고

두 가락 레일을 타고 달리는 증기기관차 소리와 같다.

 

장마철이라 하지만 지겹게도 비가 내린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온다고 어제 일기예보를 했는데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은 하늘에 구멍이 난 것인지

하염없이 물이 쏘다져 내린다.

 

고요히 흘러가는 물줄기를 사랑하던 개울에

누런 황토물이 가득가득 넘쳐 어디론가 쉼 없이 흘러내리는

이 시간 그칠 줄 모르고 비는 내리지만

오늘도 언제나 그랬듯이 시장 끼를 느끼니 배꼽시계는

밥 달라 아우성이다

 

보글보글 끊는 물에 라면 한 봉지 떡국 몇 개를 넣고

울어 대는 배꼽시계를 겨우 달래고

세차게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를 멍청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비 소리는 소음이 되어 정신을 더욱 맑게 한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이 너무 좋다

비 소리는 모든 시름을 잊게 해 주어서 좋고

게으른 농부 핑계 꺼리 생겨서 좋고

가난뱅이 시인은 싯줄기가 술술 숨 쉬듯 흘러 나와 좋다

서서히 빗줄기가 가늘어 지는 것을 보니

하늘의 문이 반쯤은 닫혔나 보다

 

이런들 저런들 오전의 시간은 영원히 우리들 곁으로

떠나버렸다

소중한 오후는 소중한 시간에서 온다.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는 사람만이 진행 될 오후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빗길 조심 하세요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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