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오전에/허주
지금도 바람이 많이 불고 있는데 어젯밤에는
세차게 불었는지 오동나무 이파리들이 떨어져 날리고
키다리 접시 꽃 꽃대가 쓰러져 땅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다
빗줄기는 세차지만 그래도 부드러움이 있어 곡예사의 춤사위처럼
요란스럽게 내리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잡담은
내 귀에 들어오기 전 소음이 되어서 빗속으로
흩어지는 아침나절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서 뚜껑을 열어보니
썰대 없는 전화여서 기대에서 실망을 얻고 캡을 닫았다.
약 삼년 전에 담가두었던 엉겅퀴 술을 아무생각 없이
지인에게 주었는데 그 술이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고는 깜짝 놀랐다
엉겅퀴가 말 그대로 만병통치약으로 소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가장 중요 한 것은 남자의 정력에 최고라는 말에서 선물 한 것을
후회는 앞서지 않는다 했는데 후회하고 말았다
이미 남의 손에 가버린 것을 아까워하면 무엇 하리오 날씨가 들면
삽자루 둘러매고 들에 산에 가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 엉겅퀴 인 것을 또 담그면 되는 것을
그것보다 엉겅퀴에 대한 재미있는 전설들이 많은 것에 또 호감이 갔다
꽃말은 경계“ 소녀의 한” 이라고 하고 스코틀랜드 국화라고 한다.
꽃말의 전설과 스코틀랜드 국화가 된 전설은 검색 해 보면 아는 것이니
굳이 소개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엉겅퀴 꽃대튀김은 서양에서는 고급 호텔 요리로 아주 인기가 좋단다.
특유의 향이 있다고 하는데 안 먹어 봤으니 알 수가 없고 하여튼
엉겅퀴 많이 먹고 힘들 좀 팍팍 쓰자
엉겅퀴를 캐다가 손질 하면서 물에 씻을 때 기름이 둥둥 뜨는 것을
보긴 했는데 이렇게 좋을 줄이야
엉겅퀴 술이 오래 되니까 마치 양주의 맛이 났다
우리들 주위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은 잘 알고 보면 모두가 보약이다
사람 몸도 자동차처럼 연식이 오래 되다 보면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 한다 벤처면 무엇 하겠는가 고장이 나면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이니
고장이 나기 전에 짐을 적게 싣고 속도를 줄이면서 운행을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착각 하다가는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
기름도 자주 치고 자주 조여 주고 해야 할 나이다
술은 적당히 마셔 주는 것이 몸에 좋은데 그것이 잘 안 되는 것이 문제고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어떻게 썰까 보다 어떻게 숨길까 어떻게 자랑을 할까
그런 고민해야 되는 것이 문제고 없는 사람은 아직 몸이 고달프고
이제는 적당히 보링 하여 속도를 줄이고 무거운 짐은
내려놓는 것이 남은 생을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 아닐까
헛소리 하고 있으니 비가 더 내립니다.
남부 지방에 내일까지 많이 내릴 것이라 하니 빗길 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