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 시
꽃잎이 서러워/허주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하였다 그래서인지 열심히 꽃비를 뿌리고 있던 벚나무들이 삼일 동안 비를 맞으며 신음 하고 있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하얀 이불을 덮어 쓰고 있지만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 서러워 보이노니 안아 주고 싶다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어쩌면 우리들이 어제 있었든 서러웠던 일들을 깨끗이 씻어내려 주는 것 같아서 차갑지만 고맙다 나무가 버린 꽃잎들이 빗물에 씻기어 내려 가는 모습은 나를 닮았을까 어쩜 저렇게 슬퍼 보이는지 마음이 쓰리다 기약 없이 피었다가 더러운 세상에서 온갖 잡소리는 다 듣고 또 다른 세상 아닌 빗물 따라 시궁창으로 쳐 박히는 꽃잎은 피어 있던 열흘 동안 이 세상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화무십일홍이라 어쩌면 우리들도 일장춘몽일지도 모른다. 다 그런 것이 인생이러니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언젠가 낮달이 서럽다고 흉을 보았는데 이렇게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니 오늘 따라 낮달이 보고 싶다 오후에는 날씨가 개일지 모르겠다. 햇살이 그립기보다 낮달이 보고 싶은 것은 아마 나는 야행성이라 그럴까 개여울을 타고 두둥실 떠내려가는 꽃잎 쾌쾌한 향기가 나는 시궁창에 쳐 박힌 꽃잎 차가운 아스팔트위에서 달리는 고철 덩어리와 다툼해야 하는 꽃잎 언젠가 보았던 낮달 보다 더 서러울 것이다 비에 젖은 꽃잎이 서러워서... 빗길 조심 하시고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