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허주
어느 날 너를 만났을 때에는
초라한 풀 한 포기일 뿐이었는데
문득 네가 생각나 찾아 가니
너는 꽃이 되어 있었지.
그날이 가을 이였던가.
너의 향기가 천리를 가니 벌들은
모여서 너의 향기를 훔치고
너의 향기에 취해버린 나는
나에게 너의 향기가 나는 듯 하는 착각에
빠져 있었네.
너로 인하여 나는 이 가을이
즐겁기만 한데 한잎 두잎 떨어지는
너를 보고 있나니 가슴이 무너져 내리네.
그래서 난 너를 임이라 부르고 싶다
이 가을에도 너를 만났으니 여한이 없다네.
이제는 너와 같이 한 해를 서서히 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 오는 것 같아서
흐르는 세월의 무정함을 느끼며 서있자니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웃음을 보내주었네.
행복한 월요일 보내세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겨울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