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2/허주
만화 속에 인생이 있다
무협 만화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대나무 숲속에서 무예 연마를 하였다
주인공들은 대나무를 마음대로 타고 다녔고
하늘을 헐헐 날아 다녔다
대나무의 상징은 곧고 강력한 탄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나무 숲은 만화와 잘 어울리는 배경이었다.
어느 산골 작은 마을에
소년들의 집주위에는 대나무 숲이 있었다.
그곳은 그들의 전쟁터였다.
그들이 메고 다녔던 대나무로 만든 작은 활은
언제나 소년들을 든든하게 지켜 주었다.
대나무 활은 소년들에게는 신적인 존재였으니까
어느 날 대숲을 지나다가
얼기설기 대나무로 초소를 만들고
날카롭게 잘 다듬은 대나무 창을 들고 전쟁놀이 하던
소년들과 만화 속 주인공들이 보여 한 참이나
대숲을 쳐다보니 그들은 어느새 살아졌다
세월이 많이 흘러 세상을 크게 한 바퀴 돌아와도
아직 대숲에는 상상 속 그들이 살아 있는 것이 보이니
대숲은 정녕 우리들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대숲은 언제나 변치 않는 푸른 절개가 흐르고
언제나 찾아가도 벗이 되어 반겨주는 곳이다
마음씨 착한 키다리 아저씨들이 많이 살고 있는 그곳
추억이 살아있는 그곳
소년들의 영원한 놀이터였던 그곳 대숲이 나는 너무 좋다
그래서 인지 대 숲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대숲은 우리들의 추억들이 살아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