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길목에서서/허주
한차례 겨울비가 내리드니 오늘은 어김이 없이
밝은 햇살은 나의 창을 노크 한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오래 만에 느껴 보는 것 같다
땅위에 떨어져 사라질 날만을 기다리는 낙엽들이 초라하다
촉촉이 비를 맞고서 누워있는 것을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든다.
지난 가을 온갖 멋을 부리며 화려한 날들을 보낸 단풍잎들도
이제는 세월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마지막 잎 새는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그나마 한 잎 남은 잎이 있어 나무는 초라하지 않다.
겨울의 길목에서서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텃밭에 심어 놓았던 배추 무는 김장독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김장을 하기위한 아낙들의 손길이 바쁘다
작은 언덕위에 다소곳이 피어 있던 가을꽃들은 벌써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잎은 떨어져 볼품이 없지만 그래도 앙상한 가지가 남아 있어
그들의 품위는 잃지 않았다
사람들의 모습도 변화였다
제법 두툼한 옷들을 걸치니 나름 멋들이 나는 것 같다
겨울 정말이지 나에게는 추억이 많이 남아 있는 계절이다
겨울 어느 날 좋은 만남도 있었고 빼 아픈 이별도 있었다.
이별과 아픔이 있었지만 아름다웠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다시 겨울의 길목에 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망설이고 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다 비 온 뒤라 그런지 화창하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다 포근하다 아침에 일찍 집에서 나오면서
내의를 입었더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난다
겨울에는 멋보다 옷을 많이 끼어 입어야 체온을 유지 할 수 있다
체온을 유지 해야만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니까
특히 목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체온을 유지 할 수 있다 한다.
겨울의 길목에서서. 2016년12월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