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일요일 일기/허주 시월이 저물었습니다. 푸름을 간직하던 잎들이 자연의 마술에 걸려 붉게 물들어 버렸습니다. 어느 가수의 시월의 마지막 밤이란 노래가 떠오릅니다. 무엇을 기억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시월의 끝자락에서 그는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기고 떠난 그를 기억 한다고 합니다. 세월에게 순종하면서 지난날들을 참 많이도 살아 왔고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날들을 살아 가련지는 모르지만 덫 없이 흐르는 세월을 보니 때로는 세월이 원망 서러울 때가 있습니다. 잠시라도 틈을 주지 않고 어디로 그렇게 바삐 달려가는지 도무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온이 뚝 떨어지니 자연의 마술에 걸린 단풍잎 들이 앞 다투어 스르르 떨어지고 얼마 남지 않은 벼들을 수확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쁩니다. 아침에는 허벅지만한 무를 뽑고 있는 촌부를 보니 늙은 가을만큼 무도 늙어 보였습니다. 산들은 울긋불긋 물들어 신들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아직 살아 있으니 그렇게 화려한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살아있는 나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사람들의 마음도 깊어 갑니다. 세상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어도 계절은 또 다른 계절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운 날들의 연속인데 그들은 무엇을 그렇게 많이 채우려고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릇은 작은데 많이 채우면 넘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모르고 그들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과유불급이라 하였거늘 고수들은 그릇을 차고 다니지 않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들의 그릇인데 더 채울 것이 무엇이 있다고 그릇을 차고 다니겠습니까. 하수들이 월래 날뛰는 법이거든요. 빈 깡통이 요란 하듯이.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세상 무서울 줄 알아야 세상 똑 바로 살아가는 것이지 철없이 날뛰다 망신살만 뒤집어 쓰고 매장 되는 것인데 그 당연한 진리를 모르고 철없이 날뛰니 한심 할 뿐이지요. 오래 만에 화창한 휴일의 날씨입니다 여기저기서 가을 축제의 향연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축복을 받은 땅에 우리들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날이 이렇게 아름다우니 말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이라마 이 위대한 가을날을 즐기면서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