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허주
가을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가을 찬비가 내려 온 몸이 다 젖어도
가을 햇살이 내려 째는 어느 날에도
네 에게 아무도 찾지 않는 어느 언덕에서
홀로 서 있으라면 그녀처럼 환한 미소를
지어며 서 있을 수 있겠는가.
양귀비가 절색이라 하여도
그녀의 아름다움에 미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논개의 절개와 황진이의 사랑을 보았으니
어떻게 그녀를 천하일색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떤 이가 찾아와
아픈 추억을 남겨 놓고 떠나도
고운미소로 그를 고이 보내고
나그네의 길 재촉 하는 어두운 밤
하얀 달빛 되어 그에게 정겨운 벗이 되어 주니
어떻게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어느 날
가냘픈 온 몸이 졌어 가을 찬기를
느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그녀는
신이 가장 먼저 만든 꽃
세상에서 가장 소박하고 아름다운 소녀의 순정을
지니고 있는 꽃
우리는 코스모스라고 부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