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었던 당신에게

잠시 잊었던 당신에게/허주 인혜! 한동안 삶에 지치고 그 삶에 쪼기다 보니 당신을 잊고 살았습니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고 내가 알던 사람들도 늙어 변하였는데 당신이 그리워서 몸부림치던 그 때 처럼 나는 살지 못하였으니 당신에게 조금 미안함이 있다오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로 향한 그리움에 이렇게 편을 들었지만 잊혀져가는 추억들을 되살리기에는 기억이 희미합니다. 밤하늘에 별은 보이지 않아도 그 별 속에 살고 계실 당신 때문에 그 그리움이 가슴시리도록 외로움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어둠이 세상을 적막 속으로 밀어 내고 있습니다. 낮 동안 텅 빈 공간 들을 가득 채워 주던 소음 들은 사라져 버리고 달마저 하늘에 떠 있기를 거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적막은 흐르고 그 적막 속에서 신비한 소리가 들립니다. 아직 가을이 먼데 가을벌레는 나와 같이 떠난 임이 그리워 슬피 우나 봅니다. 어디에선가 슬픈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제목을 모르니 제목 없는 음악이라 해야 될까요 그 슬픈 음악은 외로움을 싣고 나의 영혼을 싣고 어디론가 사라져 갑니다. 그 곳이 어디 일까요. 당신이 계신 그 곳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음악이 슬픈 만큼 당신이 더 그리울 뿐입니다. 이곳은 8월의 여름에 사람들은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은 언제인지 궁금하지만 그 답을 할 수 있는 당신께서 그 곳에 계시니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지금 여행을 떠납니다. 언젠가 그 바닷가 당신과 함께 모래 벌을 거닐던 기억과 당신의 달콤한 입술을 훔쳤던 그 벤치는 아직 그대로 있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인혜! 세월이 가면 세상이 변하는 만큼 사람들도 변합니다. 당신에게로 향한 그리움 그리고 그 사랑은 영원 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도 사람으로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변해 가는 것 같습니다 어찌 합니까 변하지 않으면 과거라는 짐이 나를 억누르고 있으니 변하지 않고 어찌 살라 말입니까? 이렇게 오래 만에 당신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런 맘이 듭니다. 하지만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 당신과의 추억들 모두 아직 사랑이라는 작은 상자 속에 담기어 나의 마음 창고에 간직 하고 있습니다. 언제 편을 다시 들지는 모르지만 그 때까지 행복이라는 나라에서 편안하게 계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