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적막이 흐르는 밤/허주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 목월님의 나그네 제목인 시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밤하늘에는 달은 그대로 서 있는데 구름만 흐르고 있습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그렇게 말입니다. 이른 잠을 자면서 꿈속에서 만난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별들의 축제에 초청장을 받고 잠에서 깬 탓도 있습니다. 그들의 사랑을 위해서 별들이 빛이 나는 이유 일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시 속의 주인공이 되어 구름과 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창문 틈 사이에 숨어서 밤의 고요를 깨우는 저 벗은 또 누구란 말입니까? 어디에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가을이 아니라 하여도 그가 울면 가을의 밤입니다 그는 이 늦은 밤에 또 무슨 사연이 있기에 나처럼 잠 못 들고 저렇게 슬피도 울어 대는 것인지 목소리에 힘을 실어 목 노아 임을 부르는 그 소리는 처량하다 못해 나의 가슴이 아리어 옵니다. 어제 들었던 산사의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도 게을러빠진 산사의 주인이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자연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도 신이 아니고 사람인데 어 찌 나와 같이 이른 잠을 자지 말라는 부처의 법도는 없는 것입니다 고요하다 못해서 적막만 흐르는 지금은 산새들도 세상의 모든 신들도 발가벗어 가는 나무들도 차가운 가슴에 이불을 끌어안는 시간입니다 유독 잠 못 들고 있는 것은 나와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저 달과 구름과 문틈 사이에 숨어서 울어 대는 저 벗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