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글1
제비가 보고 싶다1/허주 누군가가 살았던 웅장한 기와집에 둥지를 튼 제비는 내년 봄에 다시 오마 하고 강남으로 떠난 후 올해 봄에도 오지 않았다. 십년 전 그때 지어 놓은 둥지는 대청마루가 내려 보이는 처마에 아직 그대로 있는데 행여나 올 해는 올까 봄이 시작 될 때부터 기다려 보았지만 역시나 제비는 오지 않았다 강남에 간 제비는 왜 오지 않는 것일까 나 어릴 적 에는 제비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전깃줄에 새까맣게 둘려 앉아서 조잘조잘 노래를 그렇게 잘도 부르더니만 제비는 지금 어디로 가 버렸다 말인가. 혹시나 놀부가 강남으로 이사를 가서 제비들 다리몽둥이 날개를 다 뿌려 떠러 오지 못하는 것인가 아마도 환경의 변화 탓일 거다. 옛 시골에는 초가집이 많았고 기와집이 많았다 그리고 현관이 없어서 제비가 마음대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농촌에도 집들을 계량하여 현관문을 달아 버렸으니 제비가 처마에 들어가지 못하니 어디에다 집을 지어란 말인가 그보다 자연의 오염으로 인한 먹이가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다 요즘 시골에 가면 개구리 개체수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들에는 제초제를 뿌려 버리니까 제비 먹이 곤충들이 살지 못하니 곧 그것들이 없으므로 때지어 다니는 제비들이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제비에 대한 추억들은 누구나 간직 하면서 살 것이다 흥부전에 나오는 제비는 금 뚝딱 나오는 박 씨도 잘도 물고 오더니만 지금 그 제비는 강남에서 왜 오지 않는다 말인가 이제는 우리나라가 잘 살다 보니 금 뚝딱 나오는 박 씨는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안 오는 것인가 나를 비롯한 제비의 빡 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참고 해 주면 좋겠다. 제비야! 이제는 유월도 한 고비 넘겼다 이육사님의 시 마을의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는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의 문턱이 내일 모래다 세월은 이렇게 빨리도 흘러가건만 강남 간 제비는 오늘도 감감 무소식이고 아무 곳에도 씰 때 없는 매미는 벌써부터 까치 눈치를 설설 보면서 울어댄다. 가뭄이다 하여도 풀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고 신록은 더 우거져 숲속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산딸기들은 어느새 빨갛게 익어서 종달새와 사람들의 먹이가 되어 있다 지난봄에 잎을 따던 자리공나무는 어느새 키가 나보다 더 커서 하얀 꽃 사이로 검은색 열매가 보인다. 지천으로 깔려 있는 개망초는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고 마른 계곡 고인 물에는 늦게 태어난 올챙이 들이 갓 나온 다리로 헤엄 연습에 열중이다 이제는 서서히 칠월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 칠월에는 무엇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