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에/허주
어제인지 오늘인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달빛과 별을 보니 오늘 이군요
세상은 잠들어 있는데 나홀로
깨어있는 듯 합니다
이 순간 만큼 이라마 홀로 이고픔 입니다
한잔의 술잔을 놓고서 그 술 향기를 맡으며
나에게 그리고 잠들어 있는
세상에게 묻고 싶습니다
어찌하여 난 잠들지 못하고
여기서 머물려 있느냐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가로등 홀로 깜빡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로등 벗이 되었습니다
밤세워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저기 빛나는 가로등
누구를 위해서 일까요
세상의 온갖 소음들은 어디론가
흩어져 사라졌건만
누구를 위함인가 처량하게
울어 지치는 설픈 저 소리는
아마도 떠나버린 님을 그리며 울어대는 무엇은
너무나 슬프게 들리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