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가을 /허주
멀어져간 어느 가을 밤
가을의 쓸쓸함에 지쳐 있을 때
어둠의 적막을 깨고서 들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고독한 가을밤을 보내 섰는데
이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가을은 겨울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그는 아무런 말없이 떠나 버렸다
어디로 갔을까
먼 세상으로 떠나 버렸을까.
그곳이 어디일까
어느 가을밤에 들리던
그의 아름다운 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아 이렇게 그가 그리운 것은
외로움에 사무친
겨울바람 소리만 들리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