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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수필. 산문

가을비를 맞으며

해량 2012. 11. 11. 20:36

 

 

 

겨울을 재촉하듯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오후이다. 가을걷이가 끝나서 지금 내리는 비는 별로 이롭지 않은데 산불 예방에는 도움이 될 터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공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선물이다. 아파트공사도 이제는 막바지 시운전과 청소가 진행되고 있다. 산을 깎아내려 평지를 만들고 파일을 박고 공사를 시작한지 2년여 만에 아파트가 완성되어가고 있다.

한동안 관절염으로 등산을 못해서 그런지 몸이 근질근질 하다. 점심을 먹고 원천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고 낙엽도 많이 떨어졌다. 몇 개 남은 잎도 추위에 떨고 있는 양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가을이 되면 활엽수는 겨울준비를 위하여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잠에 빠졌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뿌리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잎과 꽃을 피운다. 우리 인생도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나 식물과 같이 동면을 할 수는 없을까? 일정기간 동안 동면하듯 잠을 자다가 2~30년 후에 다시 깨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호숫가에는 청둥오리인지 물오리인지 먹이 사냥이 한창이다. 푸르름을 뽐내던 갈대와 억새도 제 몫을 다하고 바람에 운명을 맡기고 있다. 누가 여자의 마음이 갈대와 같다고 했던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을 빗댄 말인지 모르겠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나 갈대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신문이나 T,V 인터넷을 보면 온통 대선기사만 눈에 보인다. 과연 누가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하여 적당한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표를 의식해서 국가의 비젼을 제시하지 않고 복지타령만 하고 있으니 젊은 세대들의 어깨만 무겁게 하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록금 반값 등 사탕발림 공약을 집어치우고 청년 일자리 창조와 장년층과 절대 빈곤가정의 어려움을 감싸주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인데 너무 소홀히 다루는 것 같다. 북한군이 휴전선을 넘어와 숙소에서 노크를 할 때까지 몰랐다니 할 말이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군이 타락해 버렸는지 답답하다. 하긴 군 복무기간을 썩는다고 말한 대통령도 있었으니 이런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빨리 대선이 끝났으면 좋겠다.

올겨울에는 춥다는 기상대 예보가 있다. 추우면 서민들이 고생이다. 난방비가 많이 들고 활동하는데 지장을 많이 준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능공들이나 시장상인들, 바다에서 일하는 어부들은 더욱 힘들다. 유난히 올해는 가뭄과 폭우와 태풍이 우리의 삶을 괴롭힌 한해였다. 내년에는 자연의 재해가 없었으면 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오늘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오겠지.

이곳 현장공사가 끝나면 다음 근무지가 결정이 되지 않아 당분간 재택근무를 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오늘 같은 날에는 따뜻한 온돌방에서 동동주에 지동시장의 녹두 빈대떡이 먹고 싶어진다. 일찍 퇴근하여 주당들을 집합시켜 근심걱정을 접어두고 거나하게 한잔을 해야겠다.

 

출처;시와 그리움이 있는마을 강촌에 살고싶다 님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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