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로하는 일
우울한 이가 있으니
같이 있어 주자며
발 벗고 나서는 사람 앞에
먹을거리 놓이니 금상첨화다
술잔을 부딪치고
니 맘 다 안다며 두루 뭉실 목으로 넘어가는
알코올의 도수에 너와 나 경계는 무너진다
하지만,
진정한 네가 되어보지 않았으니
벤치에 앉은 사람 옆으로 떨어지는 낙엽만도 못하고
쪼개보지 않고 싱싱하다는 한 철 수박장수의 입발린 소리만도 못하다
나는 너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눈물의 원천을 모르니
상처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다
내가 가진 오래된 슬픔을 꺼내 덧대어 보기도 하고
이미 버려진 노여움 을 들춰보기도 하며
네게 연결 통로를 만든다
그곳을 지나며 소외된 것들을 어루만진다
그럴수 밖에 없는 그때를 되씹는다
그럴수도 있었을 것들을 이해하려 한다
온전히 네가 되지 못하고
너를 위로하는 일이란
내 슬픔의 근본에 접붙여지는 일
곁가지 하나 더 몸에 심는 일이다
출처: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시의미학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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