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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예찬3

해량 2017. 10. 6. 10:11




    막걸리 예찬3/허주 하염없이 가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래 만에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은 부침개 붙여서 막걸리 한 잔에 벗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는데 하나가 있으니 하나가 없습니다. 술은 있으나 벗이 없으니 술맛이 날 리가 있겠습니까? 언젠가부터 나는 막걸리가 너무 좋아졌습니다. 걸쭉한 인생을 마시는 것 같아서입니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라 인생이고 보약입니다 외로운 벗이기 때문이지요. 술상위에 쓴 화학주 보다 투박한 막걸리 잔이 놓여 있으면 왠지 정겨워 보입니다. 예전엔 비싼 양주 마시면서 개폼잡고 부어라 마셔라 흥청망청 하였는데 지금은 세상살이 한 만큼 막걸리가 좋아졌습니다. 옛날 옛적에 어느 고을에 양반이 살고 있었는데 그 양반이 약주 소주 이런 것은 안마시고 막걸리만 매일 마시는 것을 보고는 양반 아들이 아버지는 어찌하여 양반인데 천한 서민들이 마시는 막걸리만 마셔 되니 창피 하다 하였답니다. 그 말을 들은 양반이 아들에게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도록 하여 하나에는 소주를 담고 하나에는 약주를 담고 또 하나에는 막걸리를 담고 며칠이 지나 쓸개 셋을 보니까 소주를 담은 쓸개는 썩어 있었고 약주를 담은 쓸개는 구멍이 숭숭 나 있었고 막걸리를 담은 쓸개는 오히려 더 두꺼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아들이 탄복 하여 아버지에게 백배사죄하고 더 존경하였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 막걸리는 보약 이지요 막걸리는 국주 이자 농주이고 모주 입니다 막걸리를 많이 마시는 것이 애국 하는 길입니다 하지만 가치 있는 노동을 하면서 마시면 고운 향기가 나고 빈둥빈둥 놀면서 마시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 막걸리입니다. 한잔에 시름을 달래고 한잔에 노랫가락 즐거운 술 막걸리 정말 조상들이 물려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오늘 같은 날 정겨운 벗과 막걸리 한 잔 하면서 개똥철학 논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늘은 하나가 있으니 둘이 있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빗소리가 더욱 세차게 들립니다. 흐르는 음악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긴 연휴 잘 보내시고 빗길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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