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침

가을아침/허주 이른 아침 가을 냄새가 난다 찬바람을 머리에 이고서 도시의 공원에서 뛰어 보지만 땀이 나지 않는다. 어제는 어느 연못이 잘 있는지 궁금하여 그곳에 가 보았다 질서 없이 피어 있는 들꽃들이 연못 둑을 깍 채우고 있었다. 들국화는 꽃 몽우리만 달고서 필 준비를 하고 가득찬 물은 스르르 부는 바람에 잔물결이 일고 연못 언저리에서 헤엄치던 오리들은 어딘가로 날아 가 버렸다 깊어 가는 가을이다 이 가을에 무엇인가 남기고 싶다 하지만 하루하루 무미건조하게 세상이 돌아가니 나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