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난 이야기
가장 터프한 쥐세마리
해량
2012. 8. 5. 13:28
가장 터프한 쥐세마리
이웃에 살고 있는 쥐 세 마리가 모여
누가 더 터프한지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첫번째 쥐가 앞에 있던 위스키 잔을 단숨에 비우더니
빈 잔으로 식탁을 탁 내리치며 말했다.
"난 말이야, 쥐덫만 보면 거기에 벌렁 눕고 싶더라고,
그런 다음 미끼로 쓰인 치즈 덩어리를 물고
유유히 사라지는 거쥐. 그런 쥐가 바로 나야."
이 말은 들은 두 번째 쥐가
양주를 두 잔이나 연거푸 비운 후 벽에 빈 잔을 던져 박살낸 뒤
첫번째 쥐를 바라보며 가소롭다는 듯이 대꾸했다.
"난 말이야, 쥐약만 보면 사족을 못쓰지.
보이는 대로 모아 집으로 가져와서 가루로 만들어뒀다가
매일 아침 모닝커피에 타 먹어야 하루가 개운하거든."
두 놈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세 번째 쥐가
몹시 따분하다는 듯 하품을 크게 하고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난 늬들하고 이렇게 노닥거릴 시간이 없는 몸이야.
오늘밤도 고양이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야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