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서
인생이나 삶이나 모두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 속에서 사람들은 추억과 기억을 만든다.
기억이라 함은 지난 날 삶에서 어떤 사람의 인상이나
사물들의 모습들 그리고 행위나 경험들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다시 생각해 내는 것이다
그러니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 기억에 담겨 있었던 경험들이
현실에 에너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
기억은 먹고 사는 양식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억에 살고 기억에 죽고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하지 않았을까
지금 이 순간 에도 기억이 만들어 지고 추억은 쌓인다.
꽃이 피는 것도 봄을 기억해서고 개구리가 경첩 무렵에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기어 나오는 것도 풀들이 돋아나는 것도
회귀본능을 가진 연어가 바다에서 살다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 가 살란 하고 생을 마감 하는 것도
모두들 기억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의 생각 일 뿐이고 습성과 본능은 유지 되는 것이다
기억과 추억은 같은 맥락 일지도 모르지만 엄연히 다르다
기억은 하지 않으려 해도 생각나는 것이니 만큼 고통이 있을 수
있다고 보면 추억은 아름다웠던 일들만 돌이켜 생각 하는
것이니 다른 것 아닐까
사람들은 매일 같이 미래에 기억해야 될 복잡한 일을 만들고
추억 추억해야 될 아름다운 시간을 저축한다.
이런 것이 인생이다
기억을 저축하고 추억을 저축 하고 그 이자를 먹고 사는 것이다.
오늘도 기억 속을 해매다 또다시 기억들을 만든다.
우리 모두가.
좋은 기억들만 기억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기억들은 모두 다가 소중한
것이고 그 기억들과 같이 살아 왔고 지금도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은 소중하고 우리들의 삶을 소중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으니 기억 할 수 있으면
기억 하여야 한다.
기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에 얼마나 좋은가
봄이 왔던가 했더니 매화는 아직 피지 않고 철부지 진달래는
꽃샘추위를 어찌 견딜까 싶은데 하늘은 무심코 비를 뿌리고
무심코 있던 봄풀들은 푸름이 짙어 가고 까마귀들은 나그네 되어
갈 길을 재촉 하고 떠나버린 기러기는 기억에 없으니
봄은 봄인가 싶은데 마음속에는 아직 겨울이라는 기억이 도사리고
있으니 또다시 추억은 쌓인다.
모두다 세월의 장난이다 세월이 기억을 만들고
세월이 꽃을 피게 하고 세월이 사람들을 기억 속에서 가두고
세월이 사람들을 사육하고 다듬는다.
이제는 세월이 또다시 봄이라는 성을 이 세상에 쌓았다 사람들은
그 성에서 지금은 살아가야 한다.
세월이 또 다른 성을 쌓을 때가지 우리들은 지난날들을 기억 하고
추억 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