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공간
세월 참3
해량
2022. 10. 6. 22:40
아직 잎은 푸른데 바람은 차다
그것은 계절이 바뀌어 깊어감의 증명이다
흔적을 남기지 않으러 애쓰는 시간과의 전쟁을
들녘에 아직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전사 되어 싸우고 있다
그들이 하나 둘 쓰려질 때 승리자는 세월이다
사람들은 한가하다 전쟁을 하지 않으려 한다.
평화를 누리고 있을 뿐 흐르는 시간과 싸우려 하지 않는다.
마치 시간이 흐르는 것을 넋 놓고 즐기고 있을 뿐
하지만 시간이 흐른 다음 그제야 지난 날 전사 되지 못함에
후회 아닌 아쉬움에 한숨 쉬겠지.
긴 한숨은 드라이브를 힘껏 쳐도 굿 샷 이라는
응원자들의 환호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세월 아니 시간이 나를 지금의 삶에서 밀어 내고
있는데 그것을 모른다는 것은
늘 현실에 만족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 아닐까
낮에 만났던 친구가 하는 말이 생각난다.
세월 참 빠르다 그쟈!
난 그 말에 그래 뭘 했는지 모르지만 여기 까지 벌써 왔네.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 아이가! 흐른 세월을 어찌 잡을 수
있겠니. 말 하려다 맞다 참 그렇구나!. 말 할 수밖에
없었으니
벌써! 세월이 이만큼 와 버렸네.
사람들이 산을 찾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어느 여인의 텃밭 언저리에 석류가 익어가고 도토리가
산길에 뒹굴고 있으니
세월 참 빠르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밤은 깊은데 아직 귀뚜라미가 울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굿밤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