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공간

비 내리는 날

해량 2022. 7. 8. 11:54

비 내리는 오전에

 

신비의 세계 하늘나라는 과연 있을까

만약에 하늘나라가 존재 한다면 어떤 생명체들이 살고 있을까

사람들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하늘나라에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서 억울한 영혼들과

아니면 스스로 하늘나라에 이민 간 아름다운 영혼들이

사는 나라일까 그런 것들이 궁금한 아침이다

 

우리들은 자연 시간에 이렇게 배웠다.

하늘이란 무엇이냐 수평선이나 지평선 위에 무한대로 펼쳐진

넓은 공간이 하늘이라 배웠는데 그 하늘이 어젯밤

슬픔 꿈을 꾸었는지 싸늘한 바람이 불더니 잠시 전엔

한두 방울씩 눈물을 흘리더니 드디어 눈물을 쏟아 내리기

시작 하였다

 

빗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어느 유명한 오케스트라 악단의 신비한 연주곡 보다 좋다

빗소리야 말로 자연이 만들어 내는 천상의 연주곡이다

길바닥에 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큰북을

두드리는 소리 같고 양철 지붕에 부딪치는 빗소리는 어느 광대가

내리치는 한 많은 꽹가리 소리와 같다

그 중에서 풀잎을 적시면서 내는 소리가 너무 좋다

그 소리야 말로 생명을 다시불어 넣는 소리니까 말일세.

 

요즘 일기예보는 어쩜 이렇게 정확한 것인지 탄복이 절로 나온다.

과학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아홉시부터 내린다고 하더니 정확하게 아홉시부터 내리는 이 신비로움

아니 과학의 힘 이런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이 위대한 과학을 위해서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빗소리를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세기의 최고의 발명품 아파트먼트 일명 닭장

로마시대 때 노동자들의 수용 시설이 시초 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부의 상징이 되었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 버렸다 아파트 생활은 곧 이웃과의

단절이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은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아니라

근엄한 경비 아저씨만 만날 수 있는 현실의 공간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그 공간을 탈출하여 자연으로 잠시나마 돌아가려 했는데

 

비가 내린다 하지만 내리는 비가 너무 고맙다

오랜 가뭄을 해소하기 시작 하였으니 말일세.

이렇게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무엇을 하면서 보낼까

답은 나와 있다 골방에 모여 앉아서 고스톱 치거나 훌라 치면서

부추부침개 접시에 젓가락 걸쳐 놓고 걸쭉한 막걸리 마시면서

벗들과 노는 맛은 빗소리 못지않은 운치 일 것 같은데

어디 다들 닭장에 가쳐서 탈출 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오늘도 이렇게

홀로 고독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나의 운명인가.

아니면 그들의 운명인가.

 

사무실에서 보이는 천성 산 운무는 오늘 같은 날은 일품이다

해발 700~800남짓 되는 고개를 구름은 넘지 못하고 걸쳐 앉아 있는지

가수 나훈아 노랫말 중에서 구름 베고 누운 세월이라는 가사가

갑자기 떠오르는 것도 저 운무 탓이리오.

아마도 비는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다

 

! 하늘이시여! 비를 많이 내리시어

답답한 사람들 마음을 개운하게 씻어주고 아무리 기도 하여도

로또 당첨 안 되는 사람들에게 숫자도 내려 주시고

또 다른 것은 메마른 이 대지를 흠뻑 적셔 주시길 바라면서

기도 하나이다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