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공간

고추잠자리

해량 2021. 9. 28. 08:37

고추잠자리.

 

빨간 꽁무니 고추잠자리가 날지 않는 가을 하늘을

어찌 청명하고 높다 하겠는가.

텃밭 가장자리에서 익어 가는 호박을 보면서 이놈도

가을이 되니까 늙어 가나 보다 하면서

가을인데 어찌하여 고추잠자리가 날지 않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서운하다.

 

천둥벌거숭이는 고추잠자리의 애칭이다

천둥이 치는데도 무서운 줄 모르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가 너무 좋아서 나는 그들을 만나면 대화를 한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지치지 않는다 하지 않았든가.

그들이 마음껏 가을하늘을 날아다닐 날들을 기다릴 꺼다

길섶에 코스모스가 수줍게 피어 있으니 가냘픈

가지에 그들이 쉬었다 갈 날이 내일일지도 모른다.

 

잠자리는 살아있는 공룡이다.

룡파리(drangonfly) 드래곤플라이

잠자리는 새처럼 나는 것이 아니고 활공을 한다.

기류를 타고 움직이는 것이다

좌우 할 것 없이 앞 뒤 마음대로 난다

공중회전 급회전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곤충학자들의 측정에 의하면 잠자리들은

1시간에 40키로를 더 난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날지 싶다

헬리곱터를 잠자리에 비유 하지만 그러면 섭섭하다.

잠자리는 F35전투에 비교를 해야 맞는 곤충이다.

무서운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곤충이기 때문이다

 

잠자리 유충은 물속에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고

성충이 되면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다

모기들이 사계절 활개 치는 이유도 오염된 물이 많고 일급수는

없어지니 3급수 4급수에 알을 낳는 모기들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환경오염 때문에 결국 잠자리들이 멸종에 하게 될 것이다.

나의 벗 잠자리들이 없어지면 무슨 락으로 이 가을을 살까

 

미꾸라지는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미꾸라지는 모기유충의 킬러라고 한다면

잠자리는 모기의 저승사자다 무서운 속도로 날면서

사냥을 하니 저공비행을 하는 모기로써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최신식 미사일을 달고 있는 잠자리부대에 죽창 들고 싸우는

격이니 말이다

 

들녘에 빨간 꽁무니 고추잠자리가 아직 많이 보이지 않는다.

계절이 깊어 가면 우리들 곁으로 날아오겠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들어 얼마나 찾아올지 모르겠다.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들 곁으로 돌아나 올까

잠자리에 대한 추억은 너무나 많다

우리들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 준 잠자리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는 그날이 오길 희망하면서.........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해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