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공간

중년들의 밤

해량 2021. 9. 12. 20:20

중년들의 밤/해량허주

 

오늘도 냉정한 도시를 어둠이 삼켜버렸다.

그 속에서 세상의 모든 사연을 안고 사는 중년들은

쾌쾌한 향기가 진동하는 낯선 주막구석에서

차가운 술잔에 쓰디쓴 술을 채운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독이라는 짐을 지고 사는 것

그들은 웃으며 떠들어도 고독과 외로움이

늘 함께 한다

 

한잔 술에 웃고 한잔 술에 우는 그들은

차라리 사람의 삶보다

한 마리 외로운 새가 되어 살기를 원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인지 술잔이 넘치는 만큼

고독이 넘쳐흐른다.

 

그들은 하늘에 달이 떠 있어도

땅바닥에 돌이 뒹굴어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직 차가운 술잔 속에 가라앉은 깨끗하고

더러운 사연들만 타서 마셔 버리면 좋을 뿐이다

 

그들은 한잔의 술잔 속에서 삶이 무엇인가를 찾는다.

무엇인가 갈망 하면서 사는 것이 사람들의

삶이라 말인가

그들은 삶이 떠밀어도 뒤돌아보지 못 하였고

그들은 삶이 속이지 않아도 늘 삶에 속으며 살아 왔고

지금도 속으며 살고 있다

 

쓰디쓴 술잔을 들고 청춘이라고 외치고 싶지만

청춘은 이미 가버렸고

중년의 초라한 술잔에는 추억만이 넘칠 뿐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중년들이여!

늙어가는 자신에게 어떤 보상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 그것에 대해서 고민해 보지만 밤은 깊어가고

술잔이 비워져 가도 답이 있을까.

~중년들이여! 가버린 청춘을 위해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