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불금이면 무엇하리오

해량 2021. 3. 12. 13:29

24절기 중에서 춘분이 다가 온다.

3월20일이 춘분이다 춘분은 밤의 길이 보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시기다

춘분은 일 년 농사가 시작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춘분 시기는 술과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어서

머슴들에게 대접을 하면서 일 년 농사를 부탁한다.

춘분을 일주일 남겨두고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처량하게 내린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지금 내 마음이 처량하니 말씀이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시골에서는 가마솥 아궁이에

군불 집어넣고 사랑방에 모여 막걸리 한 잔에

100원짜리 고스톱이 제격인데 그런 낙이

내 남은 생에 있을지 모르겠다.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벚나무를 보노라니 옷을 걸치고 있는 내 몸 덩어리가

부끄럽다 나무들은 벗고 있는데 어찌 사람들은

화려한 명품을 걸치고도 성이 안 차는 것일까

삼성 전 회장 이건희도 그곳에 갈 때

냉장고 한 대 자동차 한 대 반도체 하나 못가지고 갔는데

결국은 공수레공수거 인 것을

순이 엄마 명품이 무슨 소용 있어라.

 

오늘도 어김없이 배꼽시계를 달래려고

위속에 돌멩이를 쳐 넣고 내리는 빗소리에 장단 마쳐

흘러간 옛 노래를 털었다.

골프는 타이거우즈가 최고고 노래는 나훈아가 최고다

정말 노래를 맛깔나게 부른다.

 

빗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졸고 있는 길동이는

빗소리가 자장가다

사람들은 오늘을 불금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

불금이면 무엇 하리오 마음대로 모여서 놀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하지만 기차에도 다음 칸이 있듯이

우리들 인생도 반듯이 다음 칸이 있다

빗길 조심하시길....

해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