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오일장 해량 2020. 2. 19. 13:29 2월19일 서창 장이다. 추어탕을 한 그릇 먹고서 나선 김에 장 구경을 갔다 한마다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었다. 그 지역 오일장에 팔 물건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서 그 지역의 특산물 발전상을 볼 수 있다. 서창 장은 전국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크게 선다. 시장 입구에는 가물치가 중년의 신사처럼 누워 있었고 잉어는 연거푸 물을 마셔됐고 미꾸라지는 서로 몸을 비비면서 언제 잡혀 갈지도 모르면서 애정행각에 열중이었다. 동태는 동태답게 멋지게 고등어는 하얀 살결에 푸른 문신을 하고 행진하고 갈치는 언제라도 벌떡 일어나 칼춤을 칠 듯 날카롭게 칼을 갈고 있었고 생선가게 아주머니의 콧노래는 그들이 팔려 갈 때마다 흥겨웠다. 황진이가 입어도 어울릴 것 같은 싸구려 줄무늬 옷들이 패션쇼를 하고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도야지 한 마리가 희생하여 늙은이 쌈지를 열게 한다. 손오공 같은 아주머니 앞치마 주머니에는 신사임당 세종대왕이 들어가면서 웃고 학 한 마리는 깡통에 쳐 박힌다. 막걸리 한 잔 부어 놓고 안자있는 저 노인은 무엇을 사려 왔는지. 칼잡이 아저씨는 잔인하게 팔뚝만한 대구를 토막 내고 바구니 줄선 곳에는 봄나물 들이 방금 산에서 달려 왔는지 숨을 헐떡이며 숨 고르기를 하고 외국인 아가씨도 청바지에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봉지에 가득 무엇을 샀는지 엉덩이를 흔들며 즐겁게 걸어간다. 족발 파는 아저씨는 담배만 피우고 칼갈이 아저씨는 장기 두느라 정신이 없다 뻥튀기 기계는 쉴 사이 없이 돌아가고 반찬가게 아주머니는 세상에서 자기 반찬이 제일 맛있다고 혈압을 높인다. 서창 장 참 많은 사연들이 하루에 이루어지고 많은 인연들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서창 장이 정겹다. 돌아오는 길에 죽전 낚시터 고개 길에서 진돗개 한 마리와 고라니가 잡겠다. 살겠다고 달리는 것을 보았다 결국은 고라니는 유유히 사라졌다 진돗개는 멍청히 고라니 떠난 곳만 허무하게 바라 보고 서 있었다. 반드시 공세종말 점이 있는 것이다 강노지말(強弩之末;) 아무리 강한 화살도 사정거리 끝까지 날아가서는 비단천도 뚫을 수 없다 공세종말점(攻勢終末點) 군사 전략에서 군대가 더 이상 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시점이다. 지금 문죄인 정부가 그렇다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해량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