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은 사라지고
부엉이 인지 소쩍새 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새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묘한 분기가 흐르는 겨울밤을 그나마 저 새 소리가
나름 운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좋다.
창문 넘어 보이던 불빛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을 보니
밤이 깊어 가는 것 같다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예전에는 이 때 쯤 이면
구수한 목소리로 찹쌀떡 망개떡 외치는 소리를 들어 면서
쉽게 잠들고 하였는데 지금은 그 낭만의 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겨울밤이 정말 무미건조하다
그 것 뿐이겠는가.
겨울밤의 낭만들은 이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모든 것이 이상하게 변해 버렸다
네온으로 불야성을 이룬 도시 속에서
멍텅구리들이 모여서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
부질없는 짓을 하는 것이
이제는 겨울밤의 일상이 되어 버렸으니 그 속에서 무슨
낭만을 찾는다 말인가.
아~옛날이여!
그 때가 참 좋았다 물질은 풍족하지 않았지만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였으니 그 시절이 얼마나
소중 하였던가를 새삼 나이가 드니 느끼는
순간순간들이다
겨울 밤 달은 휘영청 밝다
저 밝은 달 속으로 들어가 하룻밤 신세를 지고 싶은데
달나라 까지 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차비는 얼마나 들지
그런 상상만 하고 밝은 달을 가슴에 품고 아침을 마지 하자.
밤이 깊었는데.
소쩍새 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겨울밤은
깊어간다
2019년12월13일 금요일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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