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하루의 끝자락에서 해량 2019. 11. 3. 01:25 하루의 끝자락에서/허주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가로등 불빛으로 가득 찬 한적한 도로에 고철 덩어리들이 굴러다니는 것을 보았으니 지난 시간들 속에 있었던 일들을 한 잔의 술에 섞어 마시고 낯설지 않는 길을 스치듯 걷는 나그네는 나뿐인가 나와 같은 이가 또 있을까 싶었다. 누군가에게 처참하게 짓밟힌 낙엽들은 나의 발길에도 아파했고 그 낙엽을 버린 나무들은 비틀거리는 나를 비웃고 서 있었다. 깔깔 그리며 웃음을 팔던 그들의 모습이 아련하였고 미련이 남은 술잔을 위해 발길은 또다시 낯선 주막에 머물게 하였다 참 그렇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한 잔의 짜릿한 술이 있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한 잔의 술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에 지겹도록 퍼 마시던 욕망이 가득 찬 술잔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걷는 길에는 휭 하게 부는 바람만 뜨거운 얼굴을 스쳐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바람에 삶의 무게와 삶의 애한과 지친 육신을 깨끗이 씻을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꼈다. 우리들은 하루를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또다시 내일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삶 참 무겁다 아니 세상살이가 그렇다 하지만 하루는 우리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하루가 있음에 감사하자.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