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일기/허주
잠시 짬을 내어서 청송 주왕산에 1박2일 다녀오려 했는데
내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 하여 주말 쯤 날씨가 좋으면
청도 운문산 사리암에 다녀오기로 약속을 했다 그녀와 같이
단풍이 점입가경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절정이다
빨갛게 물들다 지쳐서 타버렸다
이달 중순쯤이면 단풍들도 한줌의 흙으로 돌아 가버리면
너무 쓸쓸해서 어떻게 살까.
아침에 보니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 떨어져 뒹구는 낙엽과
씨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무 낭만 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보는 시야에
따라서 다른 것 아니겠는가
날리는 낙엽을 보고
시인은 시를 쓰고
아이들은 낙엽들과 대화를 하고
어떤 여인은 자신의 모습 같아서 측은해 슬퍼하고
어떤 이는 낭만에 우수에 젖고
그래서 가을이 좋다
세월 참 빨리도 간다.
벌써 세월의 바퀴는 11월과 함께 달리고 있다
사람은 철학을 먹고 살면서 진리를 깨닫는다 했는데
진리를 깨닫기 전에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사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사랑으로부터 시작 되어 고통으로 끝나기 때문에
살아 있을 동안 사랑 하면서 살아가야 되지 않을 가 싶다
때로는 만나서 기쁜 사랑이 있고
헤어져야 행복한 사랑도 있지만 시작은 모두 사랑 아니겠는가.
누구를 사랑하기 전에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대추나무에 도끼자국을 내고 염소를 묵어 놓으면
대추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이유는 염소라는 놈이 설질이 급해서
가만있지 못하고 자꾸 날뛰니까 대추나무가 흔들려 종족을
번식하고 지키기 위해서 열매를 많이 단다고 한다.
우리 몸도 마찬 가지다 가만히 안자 있으면 축 쳐지고
다리 힘은 자꾸 빠진다. 시간만 나면 자기 몸을 혹사 하지 않는
수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걷는 것이 최고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나이가 들면 등산 하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뱃살이 가장 큰 적이다.
각설하고
날씨가 꾸무리합니다 건강한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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