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모스/허주
화분에 심어 놓은 소국이 이젠 완전히 피어서
가을을 저물게 한다.
국화가가 피면 가을은 저만치 가는 것이다
신이 만든 꽃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만든 꽃이 국화다
가장 진화 된 꽃이고 고등한 꽃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 막바지에 피는지 모르겠다.
국화는 축복보다 정을 나눌 수 있는 꽃이다.
그래서 꽃말이 청결 순정 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신이 가장 먼저 만든 꽃이 무엇일까.
바로 코스모스라고 한다.
코스모스는 질서 있는 우주를 뜻한다.
그리스어의 코스모스(Kosmos/질서,조화)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8개의 바깥쪽 꽃잎이
질서 있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어릴 적에 고사리 손으로 학교 화단에
심던 추억이 많은 꽃이기도 하지만 원산지는 멕시코다.
지금 거리마다 지천으로 피어 있다
코스모스를 볼 때마다 언젠가 내가 짝사랑 했던 코스모스 같은
옆집 누나가 생각나게 한다.
신이 코스모스를 가장 먼저 만들어 놓고 보니
너무 가냘프고 청순해서 다른 여러 가지 꽃을 만들다 보니
결국 마지막으로 생명력이 강하고 향기가 짙은 국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코스모스가 가냘프고 향기가 별로 없다 하여도 나는 그 청순함에
반해서 국화보다 더 좋아 한다
들판에는 이젠 나락들은 온데간데없고 지푸라기만 바람에
날리고 있다
옛날에는 가을 추수를 한 달 정도 하였는데 요즘은 기계로 하다
보니 며칠 만에 뚝딱 해 치워 버렸다 빈들을 보니 겨울이
저만치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오동나무 이파리를 쓸 때마다
오동나무를 욕했는데 막상 오동나무 잎이 몇 잎 남지 않은 것을 보니
나무가 쓸쓸하게 보이고 측은해 보여서 욕한 것이 후회스럽다.
정녕 가을은 이제 이렇게 깊어가고
기온이 뚝 떨어져 몸을 움츠리게 하니 겨울은 오는 것인지
계절이 바뀌는 것도 신이 할 일이니 인간이 어찌
간섭을 하겠는가.
어제 밤엔 소쩍새가 우는 것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벌써 10월도 저물었네요.
건강유의 하시고 행복한 화욜 보내시길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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